<죽음을 보는 재능>

해피엔딩이 아니라 아쉬웠다. 뻔하지 않아서 그 엔딩이 또 좋긴 했지만,

하지만 도대체 누구를 위한 이야기란 말인가.

경찰은 무능했고

주인공들은 운명에 순응했든 아니든

결국 모두 운명대로 살게되었다.

이야기하고자 하는 바가 그것이라면,

인간에 대한 신뢰는 그 쓰임이 무엇이란 말인가.

 

<중공업 가족의 유토피아>

생각보다 쉽게 읽히고

너무 재미있었다.

싫은 책에 대해서는 왜 그런지 한 바닥을 말할 수 있는데

좋은 책에 대해서는 왜 좋은지 말하기가 어렵다. 슬픈 일이다.

어떤 말을 해야 사람들이 이 (좋은)책을 읽게될까.

나에게 그런 재주가 없다는 것은 사서로서도, 한 개인으로서도 안타까운 일이다.

 

그래도 변변찮은 말을 덧붙여 이 책을 왜 읽어야 하는지 말하자면

한 쪽으로 치우치지 않고 꽤 객관적으로 한 도시의 흥망을 이야기하고 하는 저자의  노력과

한때 몸 담았던 산업에 대한, 그리고 그 곳의 동료들에 대한 따뜻한 시선이 이 책을 좋은 책으로 만들었고,

과거는 또한 다시 되풀이 될 것이으로 우리는 그것을 이 책으로 다시 복기해야한다는 당위성 등.

하고자 하는 말은 많겠지만 결국 사족이 될 것이므로

그저 좋은 책이니 한번 읽어보시라, 고 할 밖에.

 

<냠냠 한식이야기>

어린이 책을 읽기로 했다. 더 정확히는 우리 아이들이 읽는 책을 같이 읽기로 했다.

아이들을 무릎에 앉혀놓고 책을 읽어주던 그 시기를 보내놓고는

한 동안 업무를 위한 일이 아니고서는 아이들 책을 보지 않았다.

우리아이들은 어디 사서의 자식이라고 말 하기 부끄러울 정도로 책을 안 읽는 아이들이라

고민하던 차에, 그리고 억지로 읽히던 차에, 거기다 거의 그냥 포기해버리던 차에

요즘은 아이들이 아주 재미있어만 하는 책들을 빌려다 주기 시작했다.

학습만화, 얇디 얇은 창작동화 등.

이것들은 내가 아이들에게 읽히고자 하는 수준과 약간의 괴리가 있었기에,

스스로의 검증이 필요했는데,

그래서 함께 읽기로 한 것이다.  (결국 이상과 현실간의 적절한 협의점을 찾은 것이라고 할까.)

여하튼 함께 읽으니 생각보다 같이 이야기할 거리가 있어서 좋았다.

이번에 읽은 책은 만화책.

우리나라의 음식에 대한 이야기들인데, 역시 만화라 후루룩 읽었다.

순대, 짜장면, 유부... 음식이기도 하고 분식이기도 하고

그런 것들, 근데 우리집에서 진짜 자주 먹는 것들에 대한 이야기라서

아이들도 재미있게 읽었던 모양이다.

짜장면을 먹으니 책에서 보았다면서 중간쯤에 짬뽕 국물을 넣어서 먹기도 하고

덮밥집에 가서는, 책에서 읽었는데 유부는 어디서 유래했다고 했지? 라며 되 묻기도 했다.

내가 책을 읽지 않았다면, 쓸데없는 소리말고 그 입으로 한 숟가락이라도 더 먹으라고 했겠지만.^^:;

유부는 일본에서 많이 쓰는 재료라 일본에서 온 것 같지만 사실 두부로 만든거라 한중일 삼국 모두 잘 쓰는 재료이고 어디서 시작되었는지 정확히 알 수 없다고 그러지 않았어? 라며 답을 해주었다. 그래서 대화가 조금 더 이어졌다는.....^^:;

그런 이야기를 하면서 아이들 책을 같이 봐야겠구나 하는 생각이 더 들었다.

여하튼 재미있으니 2,3권도 더 빌려오라고 하는 걸 보니 꽤 성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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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집을 읽고 독후감을 쓸 생각은 없었으나 지하철에서 가벼운 마음으로 들춰본 시들이 절절하고, 목이 메이게 우는 가슴앓이가 느껴져 집중해 읽게 되었다.

표지엔 날아가는 나비와 몸부림치며 흐느낀 듯이 머리가 흩어진 사람의 연필 스케치가 그려져있다.

시인의 눈동자는 안타까이 먼 곳을 응시하는 절실한 눈빛의 흑백사진이 시인의 프로필 위에 놓여 있었다.

 

필시 추상적인 사랑의 읊음이 아닌 실제로 사랑을 경험한, 그것도 아픈 사랑, 떠나보낸 사랑, 아직 끝나지 않은 시인의 사랑 이야기일 것이다.

 

이루어지면 이미 사랑이 아니라는 말이 있듯이 사랑은 갔으나 간직한 아픈 사랑마저도 사랑이 완성되고 끝난 것보다는 진행되는 사람이라고 말할 수 있는건지.

 

채송화 씨앗 같은 한 점으로 가슴에 꼭 박힌 사랑의 흔적을 간직핸 채 살고 싶다. 비가 와도 눈이 내려도 향긋한 커피 향에도 벨랑꼴리한 음악 한 자락에 가슴에 파문이 이는 상처도 아닌 설렘도 아닌 가벼이 넘기기엔 버겁고 힘겨운 사랑 한 점 간직하고 싶다.

녹이고 삭혀도 지울 수 없는 깨알같은 청춘의 흔적 간직하고 싶다.

    

 

 

 

삶의 길을 걸어가면서 나는, 내길보다 자꾸만 다른 길을 기웃거리고 있었네.

함께한 시간은 얼마 되지 않았지만 그로인한 슬픔과 그리움을 내 인생 전체를 삼키고도 남게 했던 사람.

만났던 날보다 더 사랑했고

사랑했던 날보다 더 많은 날들을 그리워한 사람.

뜬 눈으로 밤을 지새우다 함께 죽어도 좋다 생각한 사람.

세상의 환희와 종말을 동시에 예감했던 한 사람을 사랑했네.

 

부르면 슬픔으로 다가올 이름.

내게 가장 큰 희망이었다가 가장 큰 아픔으로 저무는 사람. 가까이 다가설 수 잆었기에 붙잡지도 못했고

붙잡지 못했기에 보낼 수도 없던 사람.

이미 끝났다 생각하면서도 우연히라도 마주치고 싶은 사람.

바람이 불고 낙엽이 떨어지는 날이면

문득 전화를 걸고 싶어지는 한 사람을 사랑했네.

 

떠난 이후에도 차마 지울 수 없는 이름

다 지웠다하면서도 선명하게 떠오르는 눈빛

내 죽기전에는 결코 잊지못할 한 사람을 사랑했네

그 흔한 약속도 없이 헤어졌지만

아직도 내 안에 남아 뜨거운 노래로 불려지고 있는 사람.

이 땅위에 함께 숨쉬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마냥 행복한 사람이여.

 

나는 당신을 사랑했네 세상에 태어나 단 한사람, 당신을 사랑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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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년 전에 이미 산업발달의 폐해, 환경보호에 눈을 떴던 인두세 납부를 거부하며 개인의 자유에 대한 국가 권력의 의미를 되새기게 했던, 무심코 펼쳐보다 눈에 뜨인 몸을 부지런히 놀리는데서 지혜외 순결이 온다. 나태로부터는 무지와 관능이 온다.’는 그의 글귀, 명함 사진 정도에 불과한 그의 얼굴이 링컨과 아주 흡사해 저자에게 호감을 느꼈다.

더욱이 월든 호수가 위치한 콩코드는 오빠가 사는 보스턴 렉싱턴에 가까이 있어 10년 전 가본터라 거론된 지명이 익숙하고 반가워 읽는 즐거움이 묘했다.

 

현대에 미한다면 원시적이고 근대적이었을 그 시대의 문화, 문명 좌 거부하며 즐기고, 발전시키는 이들을 신랄히 비판하고 죄인시하는 그의 경직된 사고가 자연친화를 주장하는 그의 신념과 과연 조화를 이룰 수 있었을까 의문도 생겼다.

 

한잔의 커피아 차의 유혹을 천박하다고 말하는 저자.

음악에의 도취가 그리스, 로마를 멸망시킨 원인이라고 주장하는 영국, 미국조차 그로 인해 멸망하리라고 확신하는 저자에게 나는 충동적인 반감을 느끼게 되었다.

구태여 땀을 흘려가며 밥벌이를 할 필요가 없다. 생계를 유지하는 일은 오락정도로 충분하다라는 지나친 그의 절제가 행여 44세의 젊은 나이에 폐결핵으로 세상을 뜨게 한 요인이었던 것은 아닌지....(나의 극단적인 감정이 곳곳에서 불끈거렸다. 솔직히.)

모두가 도시를 등지고 숲으로 숲으로의 생활을 주장한다면 이웃과의 공존, 인간에 대한 신뢰를 바탕으로 하는 사회가 존재할 수 있을까. 현실과 문명을 배척하며 공간적, 시간적 진화가 200년 전에 머물러 있기를 바라는게 ㄲ 말하는 성실과 진실일 수 있을까?

 

물레를 손수 돌리는 허름한 의복을 걸친 마하트마 간다.

사람이 덜 밟은 길을 택했고 그건 아주 중대한 일이었다.’라고 읊은 시인 로버트 프로스트가 더 신선하게 푸근하게 가슴을 채워준다.

 

소박하고 겸허가 아닌 질책과 배태적인 그의 강인함이 소로우에 대한 느낌이라니 어쩐지 서운하다.

 

오빠가 사는 미국 동북부지역이 과거엔 뉴잉글랜드라고 불리워졌다는 사실이 또 다른 감회에 젖게한다. 청교도들이 육지에 도착해 밟아 찍힌 그 첫발자국도 오버랩 되는 시각이다. 조카가 한국에 온 지 3. 내일 모레 미국으로 돌아간다. 다시 방문할 기회가 주어진다면 월든을 보며 그곳을 추억했듯 호숫가를 걸으며 소로우의 말을 기억해 볼 것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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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 책꽂이에서 꺼내 읽은 <악의>, <붉은 손가락>에서 등장하는 형사 가가 교이치로.

냉철하고 빈틈없이 날카로운 눈매, 범죄자에게조차 따뜻하고 인간적인 배려를 하는 그의 매력에 자백하는 수사로 사건을 종결하는 캐릭터의 <가가 형사 시리즈>를 아들이 구입한 것은 내게 은밀한 기쁜이다.

소설 읽는 재미와 형사 가가가 피의자의 자존심과 인간적인 배려를 바탕으로 이끌어가는 수사를 하는 과정을 보는 중에 느끼는 흐뭇함, 안도감(비인간적으로 몰리는 가해자가 아니라, 스스로 마음의 빗장을 열게하는)이 난 좋다.

아들이 회사간 사이에 슬쩍 꺼내어 포장을 하여 전철에서 읽어내자는 속셈(우리집에서는 웬만하면 1시간을 타야하니까)이 계산에 들어가 있기 때문이다.

 

4개의 단편이 실려있다.

거짓말, 딱 한 개만 더 : 궁지에 몰아넣기위해 거짓말을 딱 한 개만 더 하도록 유도하는 형사. 발레단의 사무국장 테라니시 미치요와 그녀의 비밀을 앍 있는 원작자의 부인 아야카와 히로코.

2. 차가운 작열(灼熱) : 부인 미에코가 주부로서의 도피처(담배 냄새가 몸에 배여있다고 표현)에 머무는 사이 아들이 에어컨 작동이 멈춘 차에서 숨지고......

사회적 물의를 두려워한 아내의 범행을 은폐하기 위해 살인, 아들은 열 경화성 소지(부패막는 기름)로 포장.

3. 2지망 : 엄마의 연인을 죽인 딸을 위해 자신이 혐의자로 몰리도록 수사를 이끄는 엄마의 진심은 자신의 희망을 딸이 완성하기를 바라는 의도.

4. 어그러진 계산 : 권위적이고 횡포적인 남편을 죽이기 위해 아내와 연인이 치밀한 계획을 세움에도 불구하고 착오로 결국 연인, 남편 모두 죽게되는......

5. 친구의 조언 : 친구 가가의 조언으로 부인으로부터 죽음을 면하게 되는, 다른 소설과는 달리 살인 미수에 그친 미필적 고의(성공을 바라지만 실패해도 별수 없는)의 형사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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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세태에는 보기 드문 혼전관계, 이혼, 혼외정사, 산아제한 등을 거부하는 아주 정상적인 두 남녀가 만나 사랑을 하고 가정을 꾸린다.

 

전통적인 가족관을 꿈꾸며 대출을 받고 불편한 출퇴근을 감수하면서 아이들이 맘껏 뛰놀고, 흩어진 형제들이 모일 수 있는 집을 마련한다.

 

주변의 가족들의 염려에도 불구하고 다산의 계획을 포기하지 않던 부부에게 다섯 번째 아이 벤의 출생은 그들의 인생관을 허무하게 짓밞는다.

가장으로서의 책임감, 모성애, 부부간의 도덕적 의무, 애정 등의 가치관이 파괴되며 그들의 꿈이 허상이었음을 통감하게 된다.

 

다섯 번째 아이 벤은 가족의 화합을 붕괴한다는 이유로 요양소에 보내지게 되는데, 모성애에 치우친 헤리엇은 비인간적인 기관에서 아들을 귀가시키면서 가족으로부터 모자는 고립되어 간다.

가정과 다른 자식들을 지키고자 하는 남편 데이비드와 세상으로부터 버려진 자식을 지켜내려는 헤리엇의 딜레마를 사실적 형태로 긴장감 넘치게 그려내고 있다.

 

작가 레싱은 빙하시대의 유전자가 우리에게도 전해진다는 한 인류학자의 말에서 괴물과 같은 식성과 힘, 동물적인 괴성, 외모의 공포성을 가진 벤을 창조해냈다고 한다.

 

자식에 대한 사랑과 인내의 한계, 벤을 피해 달아나려는 형제들과 친척들의 인간 심리가 간결하고 긴박감 넘치는 문체로 쓰였다.

 

2007년 소설 <황금 노트북>으로 노벨 문학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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