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부터 읽고 있는 <세 여자1, 2>
무척 흥미롭게 읽고 있다.
부제가 '20세기의 봄'인데, 일제시대의 이야기이다. 세 여자 주세죽, 허정숙, 고명자는 실존인물이다.
원체 내가 그 시대를 배경으로 한 이야기들을 좋아하기도(?)하고.
'좋아한다'는 표현이 좀 불경스럽게 느껴지기도 한다. 나라를 빼앗기고 백성이 핍박받던 시대.
하지만 공식적으로 반상의 구분이 없어진 시대이며 새로운 사상이 첨예하게 날 서 대립하던 시대. 모던 보이와 신여성이 거리를 활보하던 시대이기도 하다.
그러니 그 시대의 주인공들은 서툴고, 혼란스럽다. 그러면서 순수하고 열정적이다. 그래서 그 시대를 배경으로 하는 이야기들은 매혹적이다.
그래서 재미있게 읽고 있다. 다만 씁쓸한 것은 세 여자의 고민을 21세기의 내가 여전히 똑같이 하고 있다는 것이다. 세상은 쉽사리 변하지 않는다.
영화<사도>를 아이들과 함께 보았다.
나는 예전에 본 영화지만, 아이들이 영정조 시대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역시 조선에서는 세종대왕 다음으로는 영정조인듯.
비극적이지만 사도세자의 이야기는 영정조 시대에서 가장 많이 회자되는 이야기이다.
아이들은 사도세자가 뒤주에 갇혀 죽었다는 내용까지는 알고 있었다. <설민석의 한국사 대모험>에 나오는가 싶기도 하고. 요즘 아이들이 열독하고 있다.
그런데 그 자세한 이야기는 잘 모른다. 그러니 이해가 안 갈 밖에. 아들을 뒤주에 가둬 죽인 왕이라니.
물론 영화<사도> 또한 그 이야기를 어느 한 관점에서만 다룬 이야기일 뿐이지만, 그래도 영화를 보면 '그럴수도 있겠구나.' 하지 않을까 싶었는데,
영화를 끝까지 보고 나서도 질문이 많았다. 아직 아이들에게는 어려운 이야기인가 보다. ㅎㅎㅎ
이번 주는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 : 현실너머편> 을 읽으려 한다.
아, 또 업무용으로 <안네의 일기>를 읽고 있는데, 어린이용이지만 내가 읽기에도 손색이 없다.
어릴 때 읽고 다시 읽으니 새록새록 재미가 있다. 음. 이 역시 재미있다로 표현하기에는 어린 안네에게 좀 미안한데,
가슴이 아릿하다고 하면 위로가 될까.
다 읽고 아이들에게도 읽히려 한다.
안네는 13살, 우리 큰 애는 11살.
서로 일면식도 없지만, 이 틈에 인사나 해두렴. 세상엔 이렇게 살다 간 언니도 있단다.
<세 여자>도 그렇고, <사도>, <안네의 일기>도 그렇고
사는 건 생각보다 비극적인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