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 전화를 한다고 벼르고 벼르다 두 주만에 전화를 했다. 원래 계획은 일주일에 한 번씩 하는 거였는데. 아버지 목소리가 힘이 없다. 위 절제수술을 했으니 무엇보다도 밥을 많이 못 먹어 힘이 없고 그러다보니 가까운 동네 근처로 산책도 가기 힘들다고 하는데 눈물이 핑 돌았다. 갑자기 내가 무슨 효녀 심청이라도 되었단 말인가. 대양을 두고 떨어져 사니 없던 정까지 솟아나더란 말인가. 나는 어른스럽게 원래 회복이 되려면 시간이 많이 걸리니까 어쩌고저쩌고 떠들었지만, 사실은 무슨 소리를 하는 줄도 몰랐다. 점심은 드셨냐니까 지금 먹고 있던 중이었단다. 아니 그럼 얼른 가서 식기 전에 밥을 먹어야지, 나는 허겁지겁 전화를 끊고나서 생각해보니 전화만 바꿔주느라 대화도 못 나눈 남동생한테 더 자주 전화하다고 이메일을 보냈다. 서재를 돌아다니며 ^^를 붙여가며 답글을 달고.  그러곤 울적한 마음으로 알라딘을 돌아다니다가 애절한 러브스토리를 읽고 눈가가 짓무르게 웃는다. 나의 이상형은 오웬 윌슨. 오웬 윌슨을 고르길 잘 했다. 정우성을 골랐더라면 정말이지 어쩔뻔 했단 말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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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리스 2006-02-25 15: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아버님께서 많이 편찮으시군요. 쾌유를 빕니다.
저도 그 러브스토리 하고서는 한판 크게 웃어제꼈습니다. ^^;

파란여우 2006-02-25 16: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부모님이 편찮으시면 마음이 아리죠.
정우성이고 오웬 윌슨이고간에 전 무조건 검둥개님이 훨씬 좋아요!

진주 2006-02-25 20: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부모님들이 편찮으신건 정말 마음에 묵직한 돌덩이에요.
멀리 계시니 마음이 더 안타까우시겠네요...
검둥개님, 요즘 좀 뜸했죠? 저도 님도... 언제나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

산사춘 2006-03-14 02: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버님도 얼릉 건강해지시고 검둥개님도 힘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