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요일, 아이들의 시험이었다.
시험을 잘 보면 슈렉2를 보여주겠다고 약속을 했는데, 전혀 약발이 먹히지 않아 시험을 못 볼 것이 자명해졌다. 그렇다고 슈렉2를 안 보여주고 그냥 지나갈 수는 없을 것 같아서...
머리를 짜다가 시험날 저녁, 시험 결과가 나오기 전에 보러 갔다.
(탁월한 선택이었다. 시험 결과가 나왔더라면 절대로! 보여주지 못했을 테니까. 아이 담임선생님이 나를 직접 찾아오셨다. 뒤에서 세는 편이 더 빠르다고... ㅠㅠ)
나는... 영화에서 크게 기대하지 않는다. 보는 내내 즐거웠고, 웃었고, 그 동안 받았던 스트레스가 쫙쫙 풀렸다.
그런데 문제는, 남편이 삐졌다는 것이다. 우리끼리만 영화를 보러 가서, 남편은 빈집에 퇴근해 라면을 끓여먹었다...
그래서 어제, 이번엔 아이들을 팽개치고 남편과 영화를 보러 갔다. 투모로우!(솔직히 말하자면 트로이를 보러 간 건데 벌써 끝났고, 차선은 스파이더맨2였는데 시간이 안 맞았다.)
투모로우 역시 여러 알라디너들의 평을 보면서, 기대는 하지 않았기 때문인지... 재난영화에 충실한 느낌, 그리고 시원한 화면... 재미있었다.
집에 돌아온 남편은 아들에게 영화 이야기를 해주면서, 그러니 너도 공부를 잘 해야 한다고, 거기서 보니 공부 잘한 놈들이 살아 남더라고, 그리고 똑똑한 사람이 지구를 구하더라고... 강!조!했다. 흐흐...
일년에 몇 번 영화를 볼까말까 한 아줌마가 일주일 사이에 두 편을 봤더니... 머리가 좀 어질거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