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자의 건강법 - 개정판
아멜리 노통브 지음, 김민정 옮김 / 문학세계사 / 2008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살인자의 건강법

 

당신은 건강을 위해 무엇을 하는가?

정기적인 운동, 편안한 잠, 몸에 좋은 음식,…… 보통 이런 것들을 하고 있다. 하지만 작가는 다르다. 남들이 하지 않는 걸 한다.

 

책을 읽는 이유에 대해 폭 넓은 간접 경험을 위해서라고 한다. 작가는 그들의 글 속에 지극히 평범하지 않는 상상력을 동원한다. 그래서 작가들은 대단한 거짓말쟁이다. 베스트셀러 작가라고 불릴 만한 이들은 속된 말로 뻥쟁이다. 우린 그들의 새빨간 거짓말을 사랑하는 것이다.

 

누구나 거짓말은 한다. 작가는 누구나 하지 않는 거짓말을 한다. 문학이 허용하는 수사법을 동원하여 허구의 세계를 보여준다. 가끔은 어떤게 거짓말이고 진실인지 혼돈스러울 때도 있다. 오랜 시간에 걸쳐 거짓말을 반복하다 보면 현실의 세계와 너무도 일치해 버리기도 한다. 프레텍스타는 노벨문학상을 받은 천재 작가다. 68년간을 거짓말로 일관하면서 오직 하나의 진실만은 남겨 두었다. 단지 아무도 주목하지 않았을 뿐이다. 그는 뻥쟁이의 대가라고 할 만 한 인물이다. 자기 자신조차 거짓을 진실로 알고 있게 할 만큼 능수능란했다. 단지 그토록 모멸하던 여자 기자의 등장만 없었다면 그의 거짓은 진실로 남겨졌을 것이다.

 

노통브의 초기 데뷔작은 국내에 먼저 소개되었던 후속 작품의 원천 소스이다. 오직 두서너명의 인물의 대화로만 이루어져 있는 독특한 대화법이 소설의 근간이다. 유럽 문학에 대한 폭넓은 지식은 잔인하게 지루할 만큼 거론된다. 등장인물 간의 대화는 그들만의 대화라기 보다 작가와 독자간의 대화이기도 하다. 말꼬투리를 잡고 늘어지는 지독한 수다쟁이와 앉아서 머리가 지끈거리도록 얘기한 느낌이다. 딱 하나 250쪽 가량의 분량만이 다르다. 초반의 100여쪽만 제외하면 그녀의 후속작과 별 반 차이는 없다.

 

그녀의 문단 데뷔작이라고 하지만, 초보의 냄새는 거의 없다. 판권 문제 때문에 늦게 소개되었는지 모르지만, 노통브의 소설을 좋아한다면 읽어볼 만하다. 그녀에 대해 모르는 이라면 적의 화장법과 같은 다른 작품을 먼저 읽어 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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