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왕자 두 번째 이야기 - 마음이 외로운 당신을 위한 따뜻한 위로
A.G 로엠메르스 지음, 김경집 옮김 / 지식의숲(넥서스) / 2011년 11월
평점 :
절판


브라질에서 베스트 셀러를 달리고 있는 '어린왕자 두 번째 이야기'. 아르헨티나 작가 로엠메르스가 쓴 어린왕자 이야기는 10대가 되어서 돌아온 어린왕자 얘기를 해주고 있다. 영어로 된 제목을 보면 <The Return of the Young Prince>인데, 이를 보면 알 수 있듯이 우리에게 친숙한 생떽쥐베리의 어린왕자가 이제는 Little이 아닌 Young가 되어 있다는 것을 확인 할 수 있다. 그만큼 더욱 성장한 어린왕자가 지구에 다시 찾아와서 3일간 작가와 함께한 여정을 그리고 있다.

 

 

 

책의 원본 이미지를 가져와봤다. 책에 보면 원본을 출판한 출판사 도메인과 책을 디자인한 회사의 도메인이 실려있기에, 책을 다 읽고 난 뒤 그 홈페이지들을 방문해 봤다. 출판사 홈페이지에 들어가자, 메인 화면에 이 책이 소개되어 있었다. 브라질에서 계속 베스트 셀러 자리에 올라 있다는 설명과 함께, 이 책을 소개하고 있었고, 세계 각국에서 어떤 출판사에서 출판이 되어 있는지도 나오며, 나머지 6개국의 표지 그림도 함께 올라와있었다. 우리나라에서는 넥서스라는 회사에서 출판하고 있고, 그리고 원본 이미지와 같은 이미지를 사용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작가는 우리 시대를 좀 더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시선을 통해 조금이라도 덜 불행하게 살 수 있도록 우리를 돕기 위해 이 새로운 세기에 글을 쓰게 되었다고 했다. 작가가 원래 시인으로 유명한 사람이라 그런지 문체가 매우 시적으로 느껴졌다. 물론 번역에서 어느정도 다른 느낌이 올 수도 있겠지만, 노래하듯이 유려한 문체를 사용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생떽쥐베리의 <어린왕자>는 누구나 다 읽었을 것이다. 나 역시 한번 이상은 읽었던 것 같다. 부끄러운 일이지만, 지금 이 소설을 통해서 처음 알게 된 사실이 하나 있다. 바로 어린왕자의 그림을 생떽쥐베리 자신이 직접 그렸다는 것, 그리고 그림이 먼저이고 글이 나중이라는 사실이다. 참 멋진 솜씨아닌가? 전 세계인을 매료시킨 그 그림이 모두 작가 자신이 그렸다는 것이 놀라웠다.

 

아르헨티나의 남부지방, 파타고니아에서 둘은 만나게 된다. 고속도로를 달리고 있던 나의 시선에 어린왕자가 들어왔고, 나는 이 어린왕자를 두고 갈 수 없어 나의 여정에 포함시킨다. 둘은 '고속도로'라고 하는 회색 줄무늬의 이야기부터 시작하여 3일간 기나긴 이야기를 해 나간다. 문제라는 것은 열쇠를 잃어버린 문과 같다는 말이 참 알맞은 비유같다. 책을 읽어나가면서 느낀점인데, 우리가 아는 어린왕자의 원본은 '어린왕자의 입' 즉 이야기를 통해서 깨달음을 우리가 얻는 것이라면, 이 책은 반대로 '아저씨의 입'을 통해서 알게되는 듯하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결국 이 주인공도 어린왕자의 물음을 통해서 결국은 자신이 깨달음을 얻었다고 말함으로 인해서 같은 여정에 다다르게 된다.

 

"아니. 가시 따위로는 사실 꽃을 보호할 수 없단다. 그게 바로 꽃들의 문제야." (p.68)

 

이 문장이 매우 공감이 가면서도 왠지 슬픈부분이었다. 아름답지만 나약한 존재인 꽃이라는 것에 달려있는 가시는 꽃을 보호하기 위한 도구라고 생각하지만, 결국은 가시가 있어도 그 꽃을 꺾을 수 있는 인간은 무자비하게 그 꽃을 꺾고, 가시들을 모조리 제거 할 수 있다는 것이다. 꽃집에서 장미꽃을 사고 포장을 부탁해본 사람이면 누구나 알 수 있다. 그 꽃다발을 만드는 과정을 보면 장미꽃에 달려있는 작은 가시들을 얼마나 쉽게 제거하고 있는지말이다. 마치 이깟 가시따위는 아무런 위협을 주지 못하는 것이라고 말해주듯이 말이다. 꽃은 가시가 자신을 지켜준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이 문제라고... 그렇기에 왠지 슬픈 느낌이 든 것일지도 모른다.

 

어린왕자가 지구별에 다시 찾아온 이유가 중간부분에 나온다. 생떽쥐베리를 지칭하는 듯한 사람에게서 어린왕자는 배반을 당했기 때문에 이를 물어보려고 온 것이다. 자신에게 양이 담긴 상자를 그려주었지만, 사실 그 상자에는 양이 들어있지 않았다는 사실, 그리고 진짜 양은 크기가 매우 커서 자기가 가지고 있는 20센티 안팎의 상자 안에는 절대로 양이 들어갈 수 없다는 사실을 알고 매우 실망한 어린왕자. 하지만 돌아온 지구에는 자기에게 말 걸어줄 이가 더이상 없었다. 그런데 이 작가를 만나게 된 것이다.

 

그런데 그들의 질문과 대답을 하는 여정에 큰 사건이 생긴다. 그의 차에 하얀 강아지가 치인 것이다. 그는 아무렇지 않게 차를 먼저 살피고, 화를 내며 다가오는 개 주인같은 사람에게는 보상금부터 주려는 듯 지갑을 꺼내는 만행(?)을 저지른다. 이 장면에서 나는 매우 실망했다. 좋은 이야기, 좋은 말만 해주던 그는 결국 입만 살았던 사람인것인가? 개를 치어서 죽이고도 그 생명에는 관심이 없는 그저그런 어른이었단 말인가? 그리고 작가는 왜 주인공을 이런 사람으로 만들어야 했었는가. 그게 너무 궁금했다.

이 사건을 통해 둘에게는 '날개'라는 강아지가 새로 생겼다. 그리고 또 하나의 커다란 변화가 생겼는데, 그것은 바로 어린왕자의 복장의 변화였다! 어린왕자의 트레이드 마크인 옷을 벗고 야구모자와 청바지, 운동화를 신은 어린왕자는 더이상 나의 '어린왕자'가 아니었다. 하지만 이런 생각을 한 나조차 겉모습, 외양에만 치중했다는 이야기인가?

 

책에는 정말 귀감이 될만한 이야기들이 너무 많다. 아이에게 사랑을 가르치는 데에 공을 들이는 부모가 되고자 마음먹게 한 구절도 있고, 소유하려 하기때문에 나의 본질의 모습에서 점점 멀어지고 있다는 것을 알려주었고, 얼굴에 미소를 지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계속해서 웃는 거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또한 부정적인 말을 하지 않는 사람이 되어야겠다고 다짐하게 되었다. 남의 험담을 하기 전에 나를 먼저 되돌아 봐야 한다는 정말 소중한 진리를 깨달았던 것이다.

 

이렇게 인간의 행복의 본질인 '사랑'에 관해 논하고 결국은 '죽음'에 대한 대화까지 이어지는 이 소설은 하나의 지침서가 되어 주었다. 좀 더 세상을 긍정적으로 볼 수 있게 해주어서 작가의 책을 쓴 의도에 부응할 수 있는 사람이 될 수 있도록 만들어 주었던 것이다. 다시 돌아온 어린 왕자와 주인공이 헤어지는 방식은 비록 내 마음에 들지는 않았지만, 어린왕자를 추억하는 작가의 방식만은 마음에 들었다. 어린왕자여! 그대는 또 다른 50여년이 지난 후에도 다시 한 번 지구를 찾아와주겠는가? 그 때에 그대는 20대가 된 모습일까? 아니면 여전히 어린 모습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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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섯 살
낸시 휴스턴 지음, 손영미 옮김 / 문학과지성사 / 201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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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 첫 머리부터 풍기는 인상은 여섯살 천재 소년의 이야기로 시작하는 것인가? 였다.
하지만 나의 이 생각도 책 48페이지부터 조금씩 틀렸다는 것이 서서히 증명된다.



 <여섯 살>이라는 책은 4대에 걸친 이야기이다. 단순히 4대의 이야기라기 보다는 하나의 주제가 관통하고 있는 큰 수맥이 있다. 우선 각 챕터의 주인공들은 혈연관계에 있다. 모두 그의 자식이거나 손자거나 딸이거나 아들이거나. 모든 시점에서 주인공들은 여섯 살이다.

 여섯 살. 지금 내 큰 조카가 한국 나이로 여섯 살이다. 지금 이 책에서 말하는 여섯 살은 우리가 예전부터 흔히 말해왔던 '미운 일곱살'에 해당할 것이다. 내년이면 초등학교에 들어가는 나이로 설정되어 있으니말이다. 한창 세상 물정 모른다고 치부해 버리기엔 부모 모르는 곳에서 세상을 터득한 솔. 그가 가진 성에 대한 욕망과 하나님에 대한 깊은 믿음은 그가 자신이 천재이며, 하느님이라는 존재와 같다고 생각하는 우월감에 빠지게 해 준다.



 여섯 살이 대체 뭘 알까? 나도 분명 여섯 살이라는 나이를 지나온 사람이지만 그 당시에 내가 어떤 생각을 했었고, 세상을 어떻게 바라 보았었는지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 내가 다섯 살때에 '나는 다섯살이다. 나는 다섯살에 이사를 온 집을 기억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내가 이사온 이 집은 내가 다섯살때 온 집이다.'라고 스스로 기억해 둔 것은 아직도 확실히 생각난다. 그리고 그 후에 일어난 일들은 그것이 여섯 살에 일어난 일인지 초등학생이 되고서 일어난 일인지 제대로 기억을 잘 못하는 것들 투성이다.



 책의 주인공들은 모두 여섯 살의 설정으로 시점이 통일 되어 있다. 여섯 살의 눈으로 바라본 세상에는 그 윗 시대를 거슬러 올라갈 수록 암울해지고 어두운 과거, 그리고 나치와 관련된 역사적 사실들이 나오게 된다. 전쟁으로 인해 인구수가 줄어든 독일의 무성의한 정책에 희생된 16만명의 어린이 중 하나인 크리스티나. 그녀가 겪었던 좋았던 추억, 두려운 순간들이 여섯 살의 눈으로 그려진다. 그녀의 딸이 가진 불안한 감정도 여섯 살의 감정으로 나타나며, 솔의 아버지인 랜돌 역시 여섯 살때 아버지가 해주는 식사를 먹고 자라는 아이로 나오게 된다.

 그리고 이 네 명에게 공통적으로 나오는 상징이 있다. 바로 반점이다. 제각각 다른 신체 부위에 있고 그것이 행운의 상징이 되기도 불길한 상징이 되기도 한다. 또한 서로가 다들 유명해지거나 성공하는 케이스로 자라나게 되는 것도 하나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겠다. 4세대에 걸쳐 모두가 성공하고 유명해지기는 힘든일이지 않은가.



 독특한 구성에 서로가 얽히고 설키는 과정을 찬찬히 따라가며 읽은 소설 <여섯 살>은 내용의 흡입력이 꽤 높은 소설이었다. 글을 쓴 작가의 필력이 대단하다는걸 느꼈던 것은 앉은 자리에서 책을 펴고 그냥 정신없이 책을 나도 모르게 읽어 나갔던 것에서 나타났다. 조금도 지루한 부분이 없었으며, 내가 지금 여섯 살짜리 꼬마의 이야기를 읽고 있다는 생각이 들지 않을 정도로 동등한 시선에서 읽어나갈 수 있었다. 이런 면에서 작가의 설정은 성공했다고 보고싶다.



 나치의 잔인함과 비인간적인 면을 폭로하는 영화나 소설은 정말 많다. 이것도 그 중의 하나인데, 그 많은 것들을 접하면서 항상 느끼는 것은, 전혀 지겹지 않다는 점이다. 통렬하고, 점점 더 나치의 잔혹함을 알아가게 되고, 그로 인해 고통받았던 그들의 삶을 알게 되었다. 전쟁이 가져오는 참혹함과 그 영향력은 지금 내가 숨쉬고 있는 2011년에도 있다 지구 어딘가에서는 아직도 내전과 교전으로 고통받고 있는 사람이 분명 있다. 미국이 그토록 테러리스트를 소탕하려고 목매었던 것 처럼 말이다.

 여전히 사람들은 탐욕스럽고, 어린이들도 성선설이 아닌 성악설로 보는 것이 마땅한 세상이다. 그런 시니컬한 시선으로 바라보는 소설 <여섯 살>은 다른 사람에게도 충분히 괜찮은 소설이었다고 추천해 줄 만한 책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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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지 않는 고릴라 - 우리의 일상과 인생을 바꾸는 비밀의 실체
크리스토퍼 차브리스.대니얼 사이먼스 지음, 김명철 옮김 / 김영사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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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을 다 읽고 난 지금도 착각을 벗어났다는 착각을 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매우 극명한 변화도 다른 요소에 집중하고 있으면 그 변화를 알아차리지 못한다는 것이 <보이지 않는 고릴라> 실험이다. 이 책에선 이렇게 우리가 흔히 일으키는 6개의 착각에 대하여 말해주고 있다. 모든 착각들에 대하여 자세한 케이스를 든 설명과 일상생활에서 어떤 식으로 느끼게 되는지를 설명해 주면서 독자들이 심리학면에서 바라본 착각이라는 개념을 이해하기 쉽게 가이드 해 주고 있다.

 각 착각마다 나오는 여러 케이스 중, 주의력 착각에서는 '운행중 핸드폰 사용'에 대한 것이 나온다. 바로 핸즈프리를 쓰면 좀 더 안전할 것이라는 착각이다. 양손을 사용하면 더욱 안전한 주행을 할 것이라는 은근한 기대감이 주의력 착각을 일으키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나도 운전을 하고 있는 사람을 상대로 전화통화를 한 적이 매우 많은데, 대부분은 그냥 운전을 하면서도 전화통화 하는 것을 불편해 하지 않는다고 생각하며, 실제로 갑작스런 사건이 일어날지도 모른다는 염려는 애초부터 거의 하지 않는다는 사실이 놀라웠다. 오히려 운전을 위해 전화를 중단하는 것이 아마추어들이 하는 것처럼 부끄러운 일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다는 것이 현실이다. 이들에게 이 주의력 착각에 대하여 설명을 하더라도 실 생활에서는 잘 지켜지지는 않을 것이라 본다. 그것이 안타까운 현실이지만 말이다.

 내가 대체로 자신감을 가지고 있던 것은 남들이 보지 못한 사물이나 장소의 세세한 부분을 보고, 기억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이 책을 읽게 된 계기가 나 자신이 가지고 있는 착각은 무엇일까 그리고 그 한계는 어디까지일까였다. 내가 가지고 있는 부분은 기억력 착각 혹은 자신감 착각쪽일 듯한데, 그래도 자신이 보고 있다는 것이 정확하다는 소신을 가지고 있는 것을 보면 자신감 착각인 듯하다. 기억력 착각은 실제로도 우리가 많이 경험하고 있는 것이다. 내가 분명히 경험했고 목격했다고 본 것이 실제로는 아니었다는 것을 스스로가 인정하지 못하는 경험은 누구나 해 보았을 것이다. 책은 이러한 착각들에 대하여 여러가지 실험 결과를 바탕으로 객관적으로 보여주고 있다는 점에서 매우 신뢰감을 주었다.

 가장 기억에 많이 남았던 케이스는 원인 착각편에서 나오는 '백신 가설'이었다. 기독교 신자 중에는 자폐증의 원인이 소아기에 맞는 백신 접종에서 비롯된다고 믿고 있다는 것이다. 나의 상식안에서는 절대 이해가 안되는 점이었다. 어느정도 사회적으로 지위가 있고 배움이 많다는 사람들까지 이런 전혀 관련이 없어 보이는 원인 착각에 빠진다는 사실이 놀라웠다. 그러면서 예전에 국내에서 종교상의 이유로 병 치료를 위한 수술을 받지 못해 결국엔 사망한 어린이가 떠올랐다. 그 당시 한창 논란이 되었던 사건이었는데 이 사례와 비슷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했다. 케이스와 다른 것은 국내 사건은 한 개인의 극히 드문 경우였지만, 미국의 케이스에선 매우 광범위한 사람들이 겪은 현상이라는 것이다. 이러한 문제가 광범위하게 이루어지면 얼마나 위험한지 잘 알려주는 케이스라고 할 수 있겠다.

 마지막으로 최근에 읽었던 책 '위키리크스'와도 관련되는 잠재력 착각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언론이 만들어낸 파급효과에선 언론의 힘이 얼마나 큰 영향을 끼치게 되는지를 보여준다. 왜곡된 시선과 정의를 외면하는 언론사들의 행패도 생각이났다. 진실을 밝힌다는 것이 항상 좋은 것만은 아니다. 더 많은 다수를 위하여 진실을 숨기게 되는 경우도 있다. 현재 일본에서 발생한 원전 폭발과 누출 사태도 그 일환이라고 본다. 크나큰 진실은 온 국민과 전 세계를 단숨에 패닉상태로 만들어 버릴 수 있는 것이기 때문에 일본 정부에서 늦장 대응을 한 것처럼말이다.

 언제나 모든 상황에서 모든 곳에 주의를 집중한다는 것은 집중 에너지의 낭비일 것이다. 언제나 우리는 매 순간마다 선택과 집중을 해야 하는데, 적어도 이 책을 읽고서 6가지 착각에 대한 이해를 하고 주의해야 겠다는 생각을 한다면 착각에 빠지는 실수를 어느정도 줄일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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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안에 고요를 만나다 - 차(茶) 명상과 치유
정광주 지음, 임재율 사진 / 학지사 / 201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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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서평을 쓰고 있는 지금도 곁에는 차 한잔이 우려지고 있다.
평소 커피를 즐기지 않아서 홍차와 녹차등을 자주 먹는 나에게 이 책은 하나의 명상책을 넘어 감성 자극을 해주기도 하고 차에 대하여 새삼 더 깊은 지식을 주기도 한 좋은 책이었다.

책을 처음 받았을때부터 든 느낌은 책이 참 예쁘다라는 생각이었다. 정제된 구도의 사진들과 어떻게 이렇게 절묘한 사진이 찍혔을까 하는 임재율작가의 사진들이 마음을 차분하게 해 주었다. 글쓴이 정광주님이 심리학을 전공했기 때문인지 평소 명상을 해봐야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던 나에게 이 책은 좋은 지침서가 되었다.

남편과 함께 제주도에서 들렀었던 오설록 뮤지엄 생각이 많이 났다. 추천 코스에 오설록 뮤지엄이 있길래 인터넷에서 조사 해본뒤 가보게 되었는데, 정말 그 기분은 생각보다 너무 좋았다. 고즈넉한 산자락에 둘러싸인 뮤지엄과 넓으면서도 나무로 된 인테리어가 사람을 차분하게 해주는 곳이었고, 여러 종류의 차들 향을 맡아보며 이것저것 고른 것 같다. 남편은 차를 평소엔 즐기지 않았지만, 여기를 다녀온 이후로는 나서서 다기를 사고, 일주일에 5일정도는 녹차를 함께 마시게 되었다.

책은 그런 즐거운 기억들을 떠올리며 읽기에 참 좋았다. 시구절 같은 글귀들을 천천히 눈으로 따라 읽어가면서 편안함과 안정을 주었다. 책의 구성은 차명상의 의미 및 실제, 다양한 차를 통한 오감 깨우기 및 각기 다른 품성 느끼기, 차를 마시고 난 후 명상을 통한 내면으로의 여행으로 이루어져 있었다. 기억에 남는 구절들이 참 많았다.



- 우리는 '현재'를 살고 있다고 착각하지만, 실은 '과거'에 형성된 사고의 틀로 살고 있을 가능성이 큽니다.(23쪽)

- 가루차가 몸에 흡수되어 몸 구석구석을 초록으로 물들인다고 생각해 보길.(55쪽)

- 버려진, 한때 아름다웠던 꿈의 조각들이 이곳에서 아직 눈을 반짝입니다.(61쪽)

- 폭설과 폭언의 공통점은...치우는 데 시간이 많이 걸립니다. 끝자락이 아름답지 않습니다.(65쪽)

- 한계 지은 마음은 한계된 자각을 유도하기 때문입니다.(74쪽)



(여기서부터는 왠일인지 존댓말로 서평을 작성하게 되네요. 책의 영향인가봅니다.) 명상을 함께 하면서 읽었던 책이기에 오히려 일부러 천천히 읽게 되는 책이었습니다. 뒷장을 마구 넘겨가며 읽는 책이 아니라 책 한페이지의 구절을 곱씹고, 사진을 함께 감상하고, 지금 마시고 있는 차를 느끼는 시간. 책이 나에게 준 여유로움이었습니다.

차가 주는 따뜻한 차훈은 평소에도 참 좋아하는 것이었습니다. 잔에 갓 담아낸 차에서 나오는 차훈에 얼굴을 대고 그 온기를 한참이나 쐬었던 적이 생각났습니다. 점점 가을이 다가오면서 이런 차훈이 좋아지는 계절이 다가오고 있네요. 그리고 차를 다 마신 후 텅 빈 찻잔에 아른하게 남아있는 차의 냄새도.

차를 덖는 사람의 정성을 느끼면서 차를 마시게 되었습니다. 제주도 오설록 뮤지엄에서 차를 직접 덖는 것도 보고 갓 덖은 차를 사와서 종종 마시는데, 얼마전에는 차 덖는 모습이 티비에도 나오더군요. 그 장면을 보는데 차를 덖는것이 너무 뜨거워 목장갑을 5장이나 겹쳐서 끼어도 그 뜨거움은 참기 힘든 것이라고 합니다. 그 뜨거움을 이겨내며 덖았던 사람들의 고행까지 고스란히 담겨있는 차 한잔. 저도 저절로 감사의 마음이 일어났습니다.



책은 차에 대한 자세한 설명들이 함께 있어서 더욱 유익했습니다. 차를 어떻게 마셔야 하는지, 준비는 어떻게 하고 마무리는 어떻게 하는지. 그리고 차의 종류는 무엇이 있는지 등등을 차와 관련된 전문용어와 함께 소개해 주었습니다.

예전에 일본에 교환학생으로 가서 그곳 학교에서 교양수업으로 다도와 향도를 배웠던 때가 생각이 났습니다. 한 학기는 다도를 다른 한 학기는 향도를 배웠는데, 다도 수업은 가루차(맛차)를 배웠습니다. 작은 부채(선)와 다도를 즐기는 다과를 담은 종이(따로 팝니다)를 매 시간마다 지참하고 다과비용으로 5천엔을 냈습니다. 일주일에 한 번 있었던 그 수업은 찻물을 떠올리는 작업부터 물을 끓이고 그리고 차를 격불하는 섞는 과정까지 천천히 그리고 자세히 가르쳐 주었습니다. 당시엔 경건한 마음가짐 보다는 매 시간 다른 다과가 나오는 것에 더 즐거워하며 맛있는 차와 맛있는 다과를 먹는 시간이 너무 기다려졌었는데요. 차를 격불하는 과정에서는 끝에 항상 일본글자 'の'를 그리며 마무리 짓는 것도 기억이나네요. 그때 처음으로 가루차를 먹었었는데 그 농후함과 거품의 느낌은 아직도 제 입술에 아련히 남아있습니다.

그리고 정말 유용한 정보도 얻었는데요. 차를 다 마시고 난 후 남은 찻잎과 물을 거름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팁을 얻었다는 것입니다. 생각해보면 그렇지 하는 것인데, 지금까지 한번도 실행해본적이 없기에 이제는 이렇게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지요. 창가에 있는 작은 화분 2개가 무럭무럭 자라나고 있는데 그 아이들에게도 차를 마시게 해주고 싶습니다.



차를 마시면서 하얀 다기에 남는 차의 테두리. 그 테두리가 오늘처럼 아름답게 보인 적이 없네요. 많은 교훈과 많은 생각을 나눠준 이 책에 다시 한 번 감사하며 맛있는 차를 함께 마십니다. 다음에는 차를 구입할 때 더 다양한 차를 구입할 수 있게 될 것 같습니다. 소개된 티 샤워도 한번 해볼 생각입니다. 그리고 나는 누구인지를 생각하며, 잠이 안오는 밤이면 베게를 베고 침대에 누워 와선을 즐겨봐야겠지요. 오늘 하루도 좋은 책이 제 마음속에 남습니다.







(이 서평은 '학지사'로부터 무료로 제공 받아서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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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르딕 라운지
박성일 지음 / 시드페이퍼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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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운지 음악 앨범 한 장을 통째로 산 듯한 느낌이다.

이 책은 작곡가 상일의 음악과 그 음악을 쓰던 배경이 된 것들을 여실히 보여주는 한 권이라고 말 할 수 있다.

헬싱키와 스톡홀롬의 건축, 디자인, 음악을 다루었다고 책 소제목에 나온 것처럼, 이 책에는 북유럽의 독특한 건축 스타일과 스칸디나비아 디자인의 심플하면서도 자연적이고 개성 있는 디자인들을 많이 소개해 주고 있다. 그 중에는 우리에게 너무나 친숙한 레고도 있고 이케아도 있다. 마지막 섹션에는 간간이 소개되었던 음악에 대해 집중적으로 나온다. 맨 마지막 페이지에는 9곡의 곡을 들을 수 있는 QR 코드의 집합체. 그리고 가사...

 

정말 글 쓰는 재주가 있는 음악가라면 매번 이런 식으로 앨범을 발매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매우 만족도가 높은 책이다. 최근 스마트 폰으로 QR 코드를 찍어 여러 정보를 얻는다는 것까지 배려하여 책 표지부터 QR 코드로 책의 정보를 알 수 있는 동영상을 담아내고 있다. 배경음악으로는 작가의 음악이 흐르고 있다. 너무나 절묘하며 대단한 마케팅이 아닐 수 없다. 책 구석구석 여러 곳에서 아이디어가 반짝이는 이 책은 정말 여러 감각을 이용하게 한다. 많은 사진들과 동영상들로 시각을 자극하고, 음악을 듣게 해주면서 청각을 만족시키며, 갓 발간된 새 책의 냄새와 핀란드만의 라떼 커피의 맛을 생각하게 해 주고, 차가운 겨울 바람으로 헬싱키의 냉동고 같은 날씨를 느끼게 해 주었다. 더불어 잊었던, 애써 잊고 있었던 지난 사랑의 아픔까지도..통증까지도 일깨워 주었다

 

지금 내 귀에는 Quando가 흐르고 있다. 이 겨울에 정말 따뜻함을 느끼게 해주는 곡이라 마음에 든다. 창 밖을 보면 눈이 내리고 있고, 방 안에는 벽 난로 불빛만으로 방을 밝히고, 따뜻한 차 한잔 들고 벽 난로 앞에 앉아서 창 밖을 바라보는 그런 그림이 떠오르는 노래다. 물론 난 벽 난로도 눈 내리는 창도 가지고 있지 않지만. 하지만 이 노래는 크리스마스 시즌인 이 때에 가장 잘 어울리는 노래 같다. 한동안 반복해서 들을 듯하다.

 

 '헤이'

 북유럽과 인사를 하고 들어간 이 책 속에서 만난 것은 느릿한 헬싱키의 겨울을 그대로 담은 음악이다. 65페이지에 소개되고 있는 Trapped in Ahjo Bar라는 곡은 바의 분위기가 배경으로 깔린 라운지 음악이다. 바에 들어가면 들을 수 있는 잔 부딪히는 소리, 수다 소리, 웃음 소리.. 곡이 끝나는 부분에도 다시 나오게 되는 바의 노이즈는 이제 바에서 문을 나서는 분위기를 물씬 풍겨주고 있다. 바에 들어가다. 바에서 나오다.

 

 책에는 여러 박물관과 미술관 등에 대해서도 소개해 주고 있는데, 더 좋았던 것은 작가가 흥미를 가지고 있는 분야에 대한 것만 다이제스트로 이야기를 해 주었다는 것이다. 그저 여러 가지를 말해 주고 싶어서 자잘한 것까지 얘기를 했다면 좀 넘어가고 싶었을 법하지만, 작가는 처음부터 자신이 다루어야겠다고 말한 건축, 디자인, 음악 컨텐츠를 끝까지 관철시켰다. 소개된 많은 장소 중에서 특히 가 보고 싶다고 생각한 곳이 헬싱키에 있는 '카빌라 수오미'. 영화 '카모메 식당'의 배경으로 쓰였다는 곳인데 이 곳을 직접 가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 했다. 날 자극한 것이다.

 

 헬싱키를 떠나면 스톡홀롬으로 이동을 한다. 이 곳부터는 본격적으로 디자인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풀어 놓는다. 특히 인상적이었던 것은 아란다 공항의 관제탑 사진이었다. 137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는 이 관제탑은 나의 상식을 깨 버렸다. ! 관제탑이 이렇게 생길 수도 있구나 라는 것을 일깨워준 사진이라서 마음에 든다. 헬싱키에서 가장 마음에 들었던 사진을 꼽으라고 하면, 46페이지에 있는 사진을 꼽겠다. 집집마다 번지수를 표시하는 구조물 사진. 작가도 이게 꽤 마음에 들었는지 이 책의 표지에 가장 처음으로 실어 놓았다. 매우 심플한 번지수 표시. 그리고 디자인을 고려한 것이 우리 나라의 번지수 표시와 다르다. 이 깔끔함은 어디서 오는 것일까?

 

'1914년 어느 과학자의 하루'에 대한 이야기를 읽으면서 생각났던 영화가 있다. '이터널 선샤인'. 짐 캐리가 나오는 영화인데 자신의 사랑했던 여인을 기억에서 지우려다 기억이 되살아나고 괴로워하는 그런 내용을 담았던 것으로 어렴풋이 기억하는데, 이 영화와 그 꿈을 녹화하고 고치게 해 주는 할아버지가 닮았다고 생각했다.

 

 '거짓을 말하고'라는 곡은 3가지 버전으로 들어 볼 수 있다. 3가지 버전이 너무나 개성이 강해서 어느 것이 오리지널이었는지 다시 들어볼 정도로 괜찮은 노래다. 아련한 아픔을 꺼내어주는 노래기도 하고, 가사에 담긴 느낌도 좋았고, 세 보컬의 음색이 확실하게 구분되어 있으며, 편곡에 따라 노래가 얼마나 다르게 느껴지는지 잘 보여주는 하나의 모델이 되었다. 세 곡만으로도 즐겁게 플레잉 할 수 있으니 기회가 되는 사람들은 꼭 들어보길 바란다.

 

 책을 어느 정도 읽었을 때, 이 책에 대한 성급한 판단을 내려 봤었다. 우선 이 책은 초판본이라 오타가 많았다. 그리고 두 페이지에 걸친 사진은 한쪽의 사진이 초점이 틀린 사진이 나온다는 것. 그리고 디자인에 대한 이야기가 매우 많아서 흥미를 주긴 하지만 너무 디자인에만 치우치지는 않았나 라는 생각이 들게 했다. 안타까웠던 점은 정말 보고 싶고 궁금하게 만드는 건물에 대한 사진은 정작 게재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바사 박물관의 대형 배나 노르딕 박물관의 아름다운 외관이 없었다는 것이 안타까웠다.

 

하지만 QR 코드 활용과 트위터 주소 공개 등은 정말 현재의 흐름을 잘 캐치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런 식으로 자신의 음악을 알리고, 자신의 생각을 알린다는 점. 그리고 이를 실천해 냈다는 점에 큰 점수를 주고 싶다.

 

 "겨울이 따뜻할 수 있을까?" (p.297)

 따뜻하다. 2010년 12월 21 현재. 내 겨울은 따뜻하다.

 그리고 아름다운 음악을 보내준 작가에게 한 마디.

 

 'Tak'(p.143 스웨덴어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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