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왕자 두 번째 이야기 - 마음이 외로운 당신을 위한 따뜻한 위로
A.G 로엠메르스 지음, 김경집 옮김 / 지식의숲(넥서스) / 2011년 11월
평점 :
절판


브라질에서 베스트 셀러를 달리고 있는 '어린왕자 두 번째 이야기'. 아르헨티나 작가 로엠메르스가 쓴 어린왕자 이야기는 10대가 되어서 돌아온 어린왕자 얘기를 해주고 있다. 영어로 된 제목을 보면 <The Return of the Young Prince>인데, 이를 보면 알 수 있듯이 우리에게 친숙한 생떽쥐베리의 어린왕자가 이제는 Little이 아닌 Young가 되어 있다는 것을 확인 할 수 있다. 그만큼 더욱 성장한 어린왕자가 지구에 다시 찾아와서 3일간 작가와 함께한 여정을 그리고 있다.

 

 

 

책의 원본 이미지를 가져와봤다. 책에 보면 원본을 출판한 출판사 도메인과 책을 디자인한 회사의 도메인이 실려있기에, 책을 다 읽고 난 뒤 그 홈페이지들을 방문해 봤다. 출판사 홈페이지에 들어가자, 메인 화면에 이 책이 소개되어 있었다. 브라질에서 계속 베스트 셀러 자리에 올라 있다는 설명과 함께, 이 책을 소개하고 있었고, 세계 각국에서 어떤 출판사에서 출판이 되어 있는지도 나오며, 나머지 6개국의 표지 그림도 함께 올라와있었다. 우리나라에서는 넥서스라는 회사에서 출판하고 있고, 그리고 원본 이미지와 같은 이미지를 사용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작가는 우리 시대를 좀 더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시선을 통해 조금이라도 덜 불행하게 살 수 있도록 우리를 돕기 위해 이 새로운 세기에 글을 쓰게 되었다고 했다. 작가가 원래 시인으로 유명한 사람이라 그런지 문체가 매우 시적으로 느껴졌다. 물론 번역에서 어느정도 다른 느낌이 올 수도 있겠지만, 노래하듯이 유려한 문체를 사용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생떽쥐베리의 <어린왕자>는 누구나 다 읽었을 것이다. 나 역시 한번 이상은 읽었던 것 같다. 부끄러운 일이지만, 지금 이 소설을 통해서 처음 알게 된 사실이 하나 있다. 바로 어린왕자의 그림을 생떽쥐베리 자신이 직접 그렸다는 것, 그리고 그림이 먼저이고 글이 나중이라는 사실이다. 참 멋진 솜씨아닌가? 전 세계인을 매료시킨 그 그림이 모두 작가 자신이 그렸다는 것이 놀라웠다.

 

아르헨티나의 남부지방, 파타고니아에서 둘은 만나게 된다. 고속도로를 달리고 있던 나의 시선에 어린왕자가 들어왔고, 나는 이 어린왕자를 두고 갈 수 없어 나의 여정에 포함시킨다. 둘은 '고속도로'라고 하는 회색 줄무늬의 이야기부터 시작하여 3일간 기나긴 이야기를 해 나간다. 문제라는 것은 열쇠를 잃어버린 문과 같다는 말이 참 알맞은 비유같다. 책을 읽어나가면서 느낀점인데, 우리가 아는 어린왕자의 원본은 '어린왕자의 입' 즉 이야기를 통해서 깨달음을 우리가 얻는 것이라면, 이 책은 반대로 '아저씨의 입'을 통해서 알게되는 듯하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결국 이 주인공도 어린왕자의 물음을 통해서 결국은 자신이 깨달음을 얻었다고 말함으로 인해서 같은 여정에 다다르게 된다.

 

"아니. 가시 따위로는 사실 꽃을 보호할 수 없단다. 그게 바로 꽃들의 문제야." (p.68)

 

이 문장이 매우 공감이 가면서도 왠지 슬픈부분이었다. 아름답지만 나약한 존재인 꽃이라는 것에 달려있는 가시는 꽃을 보호하기 위한 도구라고 생각하지만, 결국은 가시가 있어도 그 꽃을 꺾을 수 있는 인간은 무자비하게 그 꽃을 꺾고, 가시들을 모조리 제거 할 수 있다는 것이다. 꽃집에서 장미꽃을 사고 포장을 부탁해본 사람이면 누구나 알 수 있다. 그 꽃다발을 만드는 과정을 보면 장미꽃에 달려있는 작은 가시들을 얼마나 쉽게 제거하고 있는지말이다. 마치 이깟 가시따위는 아무런 위협을 주지 못하는 것이라고 말해주듯이 말이다. 꽃은 가시가 자신을 지켜준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이 문제라고... 그렇기에 왠지 슬픈 느낌이 든 것일지도 모른다.

 

어린왕자가 지구별에 다시 찾아온 이유가 중간부분에 나온다. 생떽쥐베리를 지칭하는 듯한 사람에게서 어린왕자는 배반을 당했기 때문에 이를 물어보려고 온 것이다. 자신에게 양이 담긴 상자를 그려주었지만, 사실 그 상자에는 양이 들어있지 않았다는 사실, 그리고 진짜 양은 크기가 매우 커서 자기가 가지고 있는 20센티 안팎의 상자 안에는 절대로 양이 들어갈 수 없다는 사실을 알고 매우 실망한 어린왕자. 하지만 돌아온 지구에는 자기에게 말 걸어줄 이가 더이상 없었다. 그런데 이 작가를 만나게 된 것이다.

 

그런데 그들의 질문과 대답을 하는 여정에 큰 사건이 생긴다. 그의 차에 하얀 강아지가 치인 것이다. 그는 아무렇지 않게 차를 먼저 살피고, 화를 내며 다가오는 개 주인같은 사람에게는 보상금부터 주려는 듯 지갑을 꺼내는 만행(?)을 저지른다. 이 장면에서 나는 매우 실망했다. 좋은 이야기, 좋은 말만 해주던 그는 결국 입만 살았던 사람인것인가? 개를 치어서 죽이고도 그 생명에는 관심이 없는 그저그런 어른이었단 말인가? 그리고 작가는 왜 주인공을 이런 사람으로 만들어야 했었는가. 그게 너무 궁금했다.

이 사건을 통해 둘에게는 '날개'라는 강아지가 새로 생겼다. 그리고 또 하나의 커다란 변화가 생겼는데, 그것은 바로 어린왕자의 복장의 변화였다! 어린왕자의 트레이드 마크인 옷을 벗고 야구모자와 청바지, 운동화를 신은 어린왕자는 더이상 나의 '어린왕자'가 아니었다. 하지만 이런 생각을 한 나조차 겉모습, 외양에만 치중했다는 이야기인가?

 

책에는 정말 귀감이 될만한 이야기들이 너무 많다. 아이에게 사랑을 가르치는 데에 공을 들이는 부모가 되고자 마음먹게 한 구절도 있고, 소유하려 하기때문에 나의 본질의 모습에서 점점 멀어지고 있다는 것을 알려주었고, 얼굴에 미소를 지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계속해서 웃는 거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또한 부정적인 말을 하지 않는 사람이 되어야겠다고 다짐하게 되었다. 남의 험담을 하기 전에 나를 먼저 되돌아 봐야 한다는 정말 소중한 진리를 깨달았던 것이다.

 

이렇게 인간의 행복의 본질인 '사랑'에 관해 논하고 결국은 '죽음'에 대한 대화까지 이어지는 이 소설은 하나의 지침서가 되어 주었다. 좀 더 세상을 긍정적으로 볼 수 있게 해주어서 작가의 책을 쓴 의도에 부응할 수 있는 사람이 될 수 있도록 만들어 주었던 것이다. 다시 돌아온 어린 왕자와 주인공이 헤어지는 방식은 비록 내 마음에 들지는 않았지만, 어린왕자를 추억하는 작가의 방식만은 마음에 들었다. 어린왕자여! 그대는 또 다른 50여년이 지난 후에도 다시 한 번 지구를 찾아와주겠는가? 그 때에 그대는 20대가 된 모습일까? 아니면 여전히 어린 모습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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