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히 그렇게 생각해본적은 없으나, 나는 진심을 말로 잘 표현하는 사람이 아닌듯 하다.
다시 말해, 진심을 말로 전하는 경우는 사실상 거의 -_- 없다고 봐야지.
지금은 맥주 오백과 반 잔에 넘어지는 신세지만.. --; 예전에 술을 좀 마실 적에는 자주 취하곤 했다. 그래서 술 김에 말도 안되는 소리를 지껄여 뒤에 수습하느라 당혹스러웠던게 한두번이 아니었다만. 그런걸 제외하고는 제대로 진심어린 감정을 말.. 로서 전하는게 상당히 어색하다고 여겼던 것 같다.
헙, 지금 생각해보니 나는 술을 마시고서가 아니면 뭔가 진심 비슷한 것을 끄집어 내어 말을 잘 못했던 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그런데 그게 역효과가 나서 술을 마시고서는 진심은 커녕 전혀 반대 방향의 끔찍한 말들이 튀어나왔던 것 같은.. 흐읍..
진심, 임에도 불구하고 그것이 단어로, 말로.. 입밖으로 나가는 순간 그것이 백배쯤 가벼워 진다고 생각했던 걸까? 칭찬에 인색하거나 고마워할 줄을 몰라서 그런 탓도 조금은 있었을 거다. 어쩌면 이렇게 나는 진심으로 상대방에게 말하는데 상대방이 가볍게 받아들이면 어쩌지? 하는 소심함도 있었을 거다.
여하튼 오늘 나는 누군가에게 내게 힘을 주어서 고맙다고 말했다.
그리고 상당히 충격적인 사실을 깨달았다. 내 인생을 통틀어 타인에게 그런 말을 해본게 오늘이 처음이라는 것. 흐어어어억... -_-;;;그냥 가볍게.. 거마어 (이런 식인거다..) 라고 하는 것 이외에 이렇게 정식으로 말을 해본 적이 한번도 없었다는게 실로 놀라울 따름이다.
그리고, 사실.. 내가 누군가에게 이렇게 말하는게 처음이라고도 솔직하게 말했다. >.<
스스로에게 이렇게 깜짝 놀랄 때가 가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