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뉴스 김현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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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면도하는 소년-홍경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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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 홍경표 |
"사진만이 세상을 살아가는 이유이며 희망이다"사진이 얼마나 좋으면 이런 말이 나올 수 있을까? 포토 에세이 <감동이 오기 전에 셔터를 누르지 마라>를 보면 이 말이 실감난다.
사진이 좋아 사진으로 만난 사람들. 포토 에세이 <감동이 오기 전에 셔터를 누르지 마라>는 10명의 '블로그 이웃지기'들이 공동 저자인데, 이들은 그야말로 사진으로 세상과 소통을 하는 사람들이다. 사진이라는 매개와 블로그를 통하여 마음 나누었던 이들은 공감대가 깊어지면서 그간 함께 나누었던 사진을 공동 전시하자고 마음 모은다. 이런 전시회와 함께 기획한 것이 바로 이 포토에세이다.
오프라인에서 전혀 모르는 사람들이 온라인을 통해 만남을 갖게 해준 것은 고리는 사진이었다. 사진을 좋아하는 것, 그리하여 사진을 통하여 세상을 보고 세상(사람들)과 소통한다는 것... 저마다 살아가는 방식과 삶의 목적이 다르지만 공통적인 공감대인 사진은 이렇게 마음을 대신해 주었던 것이다.
그간 개인이 자신의 블로그에 올린 글을 한권의 책으로 묶어 낸 경우는 여러 번 있었다. 그리고 같은 직장이나 동문, 동호회끼리 전시를 하거나 책으로 낸 경우도 있었다. 그러나 전혀 모르는 사람들이 인터넷이란 공간에서 사진 하나를 매개로 하여 사진전시를 하고 포토에세이까지 낸 경우는 거의 없는 것으로 알려져 이들에 대한 네티즌의 관심이 클 수밖에 없다.
이 책은 블로그의 응집력을 잘 말해주는 모범사례라는 생각이다. 그렇다면 블로그에서 사진을 매개로 이들이 나누었던 공감은 무엇이었을까? 서로를 하나의 끈으로 강하게 묶었던 것은 무엇이었을까?
10명의 일반인이 저마다 다른 빛깔로 담아낸 다양한 세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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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랑싸움-신미식][사랑한다...-이재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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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 이클라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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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안해, 내가 잘못했어. 이렇게 사과할게. 그러니까 그만 화 풀어 응?" 애원하는 꼬마 소년, 이미 속으로는 화가 풀렸지만 아닌 척 짐짓 튕기고 있는 꼬마 소녀... 사진 속 주인공들의 표정만 보면 마치 이러는 듯하다. 이 사진을 한참 보면서 어린 시절의 추억어린 한때를 떠올렸다. 언뜻 우리들의 어린 시절 같기도 한 이들은 이국의 아이들이다. 세상은 넓다지만 사람들에게 가장 소중한 것은 사랑임이 분명하다.
"사랑한다, 사랑한다, 사랑한다..." 이 사진에는 이렇게 짧은 설명이 붙었을 뿐이다. 사진 속 꼬마의 미소를 보는 순간 세상이 환해지는 것을 느꼈다. 그리고 말로 표현 할 수 없지만 가슴 뿌듯하게 밀려오는 행복감이라니...꾸밈없고 순수한 아이와 소복하게 쌓인 하얀 눈에 담은 사랑이 맑고 순수하다. 사랑은 모름지기 이래야 할 것 같다. -사진을 보면서미소를 머금고 한참을 바라보면서 참 행복해졌던 사진들이다. 이런 사랑스럽고 행복한 사진을 담아 낸 이들은 평범한 일상인들이다. 직업도 학생부터 자영업자, 회사원, 영어강사 등 다양하다. 그래서 이들이 담아 낸 사진들도 언뜻 보면 평범하다. 그러나 이들의 사진에서 선뜻 눈을 떼지 못하고 사진에 덧붙여 둔 글에 마음이 아련해지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 무엇보다도 평범한 일상을 잘 담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평범한 사람들이 담아 낸 사진에는 평범한 사람의 마음 속에서 살아가는 세상이 무엇보다 잘 나타나 있다. 아침 이슬방울, 땀 흘리고 난 후의 상쾌함, 여행을 마치고 집으로 향하는 길, 아버지와 아들의 대화, 연인의 속삭임과 사랑싸움, 노인의 손에 잡히지 않는 세월, 아이들에게 거는 미래 등 이처럼 평범한 일상의 주인공인 우리들을 자주 가슴 설레게 하고 행복하게 하는 것은 아주 작은 것이기 일쑤다.
이들은 이렇게 평범한 일상의 소중한 것들을 진솔하게 담아 우리 가까이에 끌어다주고 있다. 사진 속에서 사랑을 속삭이고 가족 간의 소중함을 깨닫는 사람들은 다름 아닌 내 주변의 이웃들 같다. 그래서 이 포토에세이에서 만나는 사진들이 자꾸 눈을 잡아 끈다. 사진하나, 글 한 줄에 이끌려 읽다보면 때론 지루해 뛰쳐나가고 싶을 때도 있던 일상이 얼마나 소중하였던지 새삼스레 돌아보게 한다고 할까?
10명의 공동 저자는 삶이라는 공동 주제 하나를 두고 각각 자신만의 빛깔과 방식으로 사진을 담았다. 어디 삶 뿐이랴. 삶속에서 펼쳐지는 사랑과 희망도, 이미 아련한 추억과 아쉽게 가고 만 세월도 자신들만의 독특한 시각으로 다양하게 표현해내고 있다. 책을 읽는 사람으로선 한 가지 주제로 각각 표현하고 있는 것을 비교해보면서 또한 자신만의 표현도 시도해보면서 공감할 수 있다. 저자가 10명이어서 한 작가의 사진과 글로 느끼는 단조로움을 산뜻하게 벗어나 볼 수 있다고 할까.
최근 디지털 카메라 사용자가 늘면서 자신만의 사진세계를 만들어 나가는 일반인들이 늘어 나고 있다. 어지간한 카메라라면 누구나 손쉽게 마음에 드는 사진을 찍을 수 있어서 인터넷 공간은 많은 사진들로 넘쳐난다. 다른 사람과 소통할 수 있는 사진은 어떻게 찍어야 할까? 사진을 좋아하는 또 다른 사람들은 어떤 식으로 어떤 사진을 찍을까? 삶을 어떻게 표현하며 어떤 방식으로 세상과 소통할까?
사진이 좋아 눈에 들어오는 대부분의 사물과 존재를 셔터로 담아내는 사람들, 사진을 통하여 세상과 소통을 한다거나 훗날 자신만의 포토에세이집을 내고 싶은 사람들에게 이 책 속에서 만나는 사진들과 좋은 만남이 될 듯하다.
처음에는 사진과 글의 의미가 더러는 어긋나고 있는 듯해서 배시시 웃었는데 자꾸 볼수록 감동으로 눈이 오래 멈추는 포토 에세이다. 몇 번 스치기를 반복했던 낯선 사람이 어느 새 친근하고 가까운 이웃으로 다가와 있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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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거들의 순수한 열정을 그대로 반영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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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오호정 '이클라세' 편집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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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기철-사랑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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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랑하세요. 짧은 시간에, 한 꺼번에 타오르는 사랑이 아니라 천천히, 오래오래 달아오르는 사랑을 하세요. 그런 사랑은 하루하루를 다시 태어나게 합니다." 박기철-사랑 하세요
최근 디지털 카메라 사용자가 많아지면서 포토에세이집이 많이 나오고 있다. 포토에세이는 일반 책(텍스트 위주)보다 3배에 해당하는 출판비용이 든다고. 포토에세이(사진집)는 여전히 큰 사랑을 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 그나마 사랑받는 쪽은 '사진을 잘 찍을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는 책이라고. 좋은 글을 많이 읽어야 좋은 글을 쓸 수 있다. 그렇다면 좋은 사진을 많이 보는 것도 좋은 사진을 찍을 수 있는 한 좋은 방법 아닐까?
그럼에도 무명 사람들 사진집을 책으로 내게 된 특별한 동기가 있을까? 지난 4월 15일 오호정 편집장과의 전화통화를 통해 출판에 대하여 알아보았다.
"블로그를 통하여 만난 순수한 일반인들이 열 명 정도 모여서 사진전을 한다는 것이 무척 신선하게 다가왔습니다. 이렇게 전시한 사진들을 책으로 냈으면 하는 제의가 들어 왔습니다. 신미식씨의 포토 에세이 <고맙습니다>라는 책이 많은 사람들에게 인기를 얻고 있었지만, 그래도 신미식씨를 제외하면 모두 일반인이어서 저로서는 망설이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이미 저보다 많은 책을 내었던 경험이 있는 주변사람들도 우려하였던 것도 사실이고... 그러나 순수 블로거, 이분들의 순수한 만남과 사진에 대한 뜨거운 열정에 우선 마음을 두고 펴낸 책입니다.
욕심을 가져본다면, 요즘 디지털카메라를 통하여 자신만의 세계를 담아보는 사람들이 많이 늘었는데요. 그 분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우려에도 불구하고 좋은 반응이어서 기분 좋고, 이 책을 사랑해주시는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한 가지 부탁드리고 싶은 것은 서평에 사용하실 때 사진 찍으신 분들의 이름을 넣어 이분들의 저작을 존중해 주셨으면 합니다."
-처음 이 포토에세이를 통해 느낀 것은 (좀 미안한 이야기지만) 간혹 사진과 글이 약간 어긋난다는 느낌이었습니다. 혹시 저처럼 말하는 사람은 없는지, 편집하면서 느낀 점은? "그렇게 느낄 수도 있습니다. 사진과 글을 따로 떼놓고 보면 모두 좋은데 이 둘이 합쳐졌을 때 일부는 약간 어긋나는 것도 사실입니다. 그래서 사진에 중점을 두어 유명한 작가 분들의 글을 넣을까. 글을 조금씩이라도 수정을 볼까... 그러나 결국, 책을 내게 된 순수한 동기에 가장 잘 맞도록 일반인들의 글을 그대로 넣자는 쪽으로 굳었습니다. 그래서 이분들의 글을 전혀 고치지 않은 원래 그대로 넣었습니다. 그런데 오히려 이 점이 순수하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더 많은 것 같습니다."
간혹 사진과 글이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했는데 다시 보니 신선했다. 출판사 이름보다는 일반 사진가들의 이름을 넣어 달라고 거듭 부탁해왔다. 무엇보다 일반인들의 사진에 대한 열정을 존중하고 싶다는 이클라세는 앞으로 ‘사진과 음악관련 책’에 중점 두어 작지만 뜻있는 결실을 맺고 싶다고 말한다. / 김현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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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감동이 오기전에 셔터를 누르지 마라>-포토 에세이
-민경찬, 김상희, 나일영, 박기철, 변종모, 신미식, 애니, 이재교, 정승훈, 홍경표(사진 수록순)/이클라세 2006년 3월 3일/1만5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