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라는 꼬리표를 떼고 사람을 만나는 일은, 확실히 편하다.
수첩을 들고 기사거리를 적어두지 않아도 되고 녹음기를 꺼내놓고 틀지 않아도 된다. 순수하게 독자로서 작가를 만나는 일은 역시, 즐거웠다. 토요일 오전 스타벅스에서 진행된 작가와의 대화. 예상했던 대로 조선희씨는 상당한 달변가였다.
무료로 제공된 치즈 케이크와 스콘, 커피를 마시며 편안한 가운데 진행되었고 사실 거의 조선희씨의 이야기를 듣는 것이었다. 작품에 대한 이야기는 그리 많지 않았고 오랜 시간 기자로서 일하다가 전업 소설가가 되면서 겪은 일들이 이야기의 주된 것이었다.
눈빛에서는 여전히 대단한 에너지가 뿜어져나왔다. 금요일의 숙취를 달고서 힘겹게 나선 토요일 오전의 두시간이 전혀 아깝지 않았고 덕분에 내 보관함에는 한 권의 책이 또 들어갔다. 조선희씨가 추천한 한 권의 책.

조선희씨는 자신이 아는 모든 여자 조카 및 후배 등 인생에서 이제 막 힘차게 뛰려고 하는 나이의 지인들에게는 빠짐없이 이 책을 선물한다고 한다. 고등학교도 졸업하지 못한 저자가 어떻게 엄청난 사회적 성공을 이루었는지가 주를 이루는 이야기지만 그렇고 그런 위인전같은 책은 아니란 생각이 들어 보관함에 냉큼 담아두었다.
즐거웠던 토요일 오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