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의 동반자들 - 곤경에 처한 사람들에게 새 삶을 선사하는 동반견들 이야기
제인 비더 지음, 박웅희 옮김, 니나 본다렌코 그림 / 바움 / 200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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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도우미견에 대한 선입견이 있었다. 인간의 편의를 돕기 위해서 개들을 훈련시키고(훈련으로 인한 스트레스), 개들을 이용한다. 그러니까 인간의 이기적인 행동이고 개들은 이를 위해 희생된다는 생각이었다. 하지만 자세히 알아보니 꼭 그렇게 생각할 수는 없는 부분이 있었다.

도우미견으로 리트리버가 주를 이루는 것은 그 종의 특성 때문이다. 야성이 강하거나 공격성이 높지 않다. 선천적으로 낙천적이고 여유롭고 주인이 바뀌어도 적응력이 빠르며 쉽게 친화된다. 이러한 전제가 없다면 훈련을 받고 주인을 만나 그 주인과 함께 하기까지의 과정을 순조롭게 이어갈 수가 없다.

아울러 주인과의 유대감이나 주인을 도우려는 마음은 결코 강제로 이끌어낼 수가 없으며 주인과 도우미견의 노력에 의해서만 가능한 일이라는 점이 내 선입견을 없애주었다.

그들만의 유대감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늘 함께 해야한다는 전제가 있어야 한다. 함께 하는 시간이 줄어들면 곤란하다. 도우미견이 훈련받은 것들을 수행할때마다 주인의 칭찬이 뒤따라야 한다. 만일 도우미견이 스스로 중요한 일을 행하고 있다는 확신을 잃게 되면 훈련이 무의미해지는 결과가 생긴다.

그 대상이 무엇이든 다른 대상과 인생을 함께 하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필요한 것이 있다. 신뢰와 사랑이다. 그것이 없으면 동반자의 관계는 성립되지 않는다. 아니 다시 하나로 줄이면 사랑이라 할 수 있겠다. 신뢰는 사랑 안의 범주에 들어가기도 하므로.

아무리 훌륭한 훈련을 마친 도우미견이라 할지라도 주인이 그저 도우미견을 심부름꾼으로만 여기고 진정 마음을 열어 인생의 동반자로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그 도우미견의 수행능력은 결코 오래가지 못한다.

리트리버 같은 성격이라면 누구의 동반자로도 손색이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낙천적이고 유순하며 스트레스를 덜 받고 공격적 성향이 별로 없다. 사람과 함께 있는 것을 즐기며 한 번 관계를 맺으면 깊은 유대감을 형성하지만 어떤 이유로든 관계가 끝나고, 다른 관계를 맺게 되면 또 그만큼의 혹은 그 이상의 유대감을 이루며 살아간다니.... 쓸데없이 지난 관계의 사람을 기억하며 지금 맺은 관계에 몰입하지 못하거나 어정쩡한 감정의 상태로 양쪽을 오갈 일이 없을테니.

가장 대비되는 종이 진돗개다. 개중에서 가장 야성을 많이 가지고 있으며 상당히 공격적이고 사람을 좋아하지 않는다. (주인을 제외한 낯선 사람들) 그리고 한 번 주인이면 끝까지 주인이기에 주인을 잃으면 다시 적응해서 살아가는 데 큰 어려움을 겪는다. 진돗개와 유사한 점이 많다면 역시, 누군가의 동반자가 되기에는 힘들겠지..

이 책을 읽기 전까지만 해도 리트리버와 진돗개를 놓고 어느 개가 더 좋으냐고 누군가 묻는다면 진돗개를 선택했겠지만 지금은 다르다. 오로지 나만을 주인으로 인정하고 다른 것들에 배타적이고 공격적인 면이 매력적이었으나 그 보다는 나를 떠나서 다른 주인을 만나도 잘 지낼 수 있는 리트리버가 더 좋다. 신이 아니라 인간인 이상, 영원이나 유일을 내 삶에서 실천할 수 있는 가능성은 희박하다.그건 그저 희망사항일 뿐이니 내가 원치 않는 일이 생기더라도 잘 살아갈 수 있는 녀석 쪽이 더 낫다.

사람, 개.. 할 것 없이 누군가의 동반자가 되어 살아가려면 리트리버 같고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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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6-04-16 15: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바로 보관함으로 옮겼습니다.

이리스 2006-04-16 22: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쥬드님 / 님 서재 댓글에 남겨놨어요~!

2006-04-17 12:53   URL
비밀 댓글입니다.

이리스 2006-04-17 12: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속삭님 / 네, 알겠습니다. ^^ 그렇게 생각해주시면 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