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뮤지컬 두 편이 연이어 무대에 오른다. 오는 11일부터 5월9일까지 서울 방이동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공연되는 프랑스 뮤지컬 ‘레 딕스-십계’와 28일부터 오픈런(폐막일을 정하지 않은 장기공연) 형식으로 서초동 한전아트센터 무대에 오르는 체코 뮤지컬 ‘드라큘라’가 그것이다. 세계 공연산업의 양대산맥을 이루고 있는 브로드웨이(미국 뉴욕)나 웨스트엔드(영국 런던)의 경향과는 일정한 거리를 두고 있는 두 편의 유럽 작품을 미리 만나본다.
◇프랑스 뮤지컬 ‘레 딕스’=올해 뮤지컬 업계의 화두는 단연 프랑스 뮤지컬이다. 공연기간 내내 티켓예매율 1위를 기록했던 ‘노트르담 드 파리’를 비롯해 ‘벽을 뚫는 남자’ ‘찬스’ 등 프랑스 뮤지컬 3편이 이미 막을 올렸거나 현재 공연중이다.
오는 11일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 특설무대에 오르는 ‘레 딕스-십계’는 규모 면에서 3편의 전작과 변별된다. 구약성서를 바탕으로 모세와 람세스 이야기를 펼치게 될 ‘레 딕스’는 대형 컨테이너 42대 분량의 세트와 대규모 무대로 체육관이 아니면 상연이 불가능할 정도. 지난 2002년 프랑스 초연 때도 파리 제1체육관에서 막을 올렸고 일본 공연 땐 7000석 규모의 도쿄 요요기 체육관과 오사카 체육관에 별도의 무대를 마련해 공연했다. 1개월간 펼쳐지는 내한공연에 투입되는 제작비만도 75억원에 달한다.
프랑스 배우들이 전원 내한해 공연하는 ‘레 디스’는 대사없이 노래로만 드라마를 구성하는 프랑스 뮤지컬 특유의 매력을 고스란히 보여줄 것으로 보인다. 세계적인 디자이너 소니아 리키엘의 화려한 의상과 프랑스 신예 안무가 카멜 우아리의 자유롭고 힘있는 안무도 영미 뮤지컬에 길들여진 한국 관객에게 색다른 즐거움을 선사할 것으로 기대된다. 4만∼15만원. (02)574-4012
◇체코 뮤지컬 ‘드라큘라’=브람 스토커의 원작소설을 바탕으로 한 체코 뮤지컬 ‘드라큘라’ 역시 유럽 특유의 고풍스러움과 문화적 깊이를 느낄 수 있는 작품이다. 지난 95년 체코 프라하 콩그레스센터에서 초연된 뒤 독일, 프랑스, 러시아, 스위스, 폴란드 등 유럽 전지역에서 공연된 ‘드라큘라’는 괴기스러운 원작소설과는 전혀 다른 러브스토리로 재구성됐다. 프랑스 뮤지컬처럼 대사없이 38곡의 노래로만 드라마를 이끌어가는 ‘드라큘라’는 클래식한 화성과 선율을 기본으로 록 음악 특유의 파괴력을 가미해 극적 긴장감을 고조시키는 데 성공했다는 평가를 얻었다. 특히 대표곡 ‘당신은 나의 운명’이나 ‘알고 있어요 함께 있다는 것을’ 등은 유럽 음악 차트에서 수개월간 1위를 차지하는 등 큰 인기를 누렸다.
지난 98년과 2000년 두 차례 국내에 소개된 바 있는 ‘드라큘라’는 이번 공연에선 록 가수 신성우를 비롯해 영화 ‘말죽거리 잔혹사’에서 인상적인 연기를 펼쳤던 영화배우 이정혁, 오디션을 통해 새로 발굴한 신인배우 신성록 등 3명에게 드라큘라 역을 맡겼다. 이들과 시공을 초월한 사랑을 펼치게 될 아드리아나 역에는 뮤지컬배우 양소민이, 또 흡혈귀 드라큘라에게 사랑의 깨달음을 주는 로레인 역에는 윤공주가 각각 캐스팅됐다. 4만∼12만원. (02)3141-8425
/ jsm64@fnnews.com 정순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