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오랜만에 취기가 돌게 맥주를 양껏 마셨다.
잔뜩 마셨음에도.. 열두시 전에 귀가.
취한 틈을 타 잽싸게 속마음에 귀기울여 보니..
사랑한다고 백번쯤 외치고 단 일초의 망설임도 없이, 절벽으로 전력질주해서 아래로 뛰어내리고 싶다는 울음이 들려온다.
그런데 아마 그런 일은 결코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나라는 인간은, 괴롭다고 미치지도 못하고 또 자살하지도 못하는 그런 인간인 것이다.
힘든 기억도 또렷이 다 안고 미치지도 못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을만한 타입도 결코 못된다.
하루하루 치졸하게 살아가는 쪽이다. 부끄럽게도.
나 살자고 남한테 모진 소리 해대고, 그악스럽게 생을 부지하려는 부류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