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의 그래프, 그 변동폭이 심하다. 이런 날은 몸에서 아니 마음에서 알콜을 원하는 가보다.
가방 가득 책을 짋어진것을 아랑곳하지 않고 편의점에 들러 싸구려 와인을 두 병 샀다.
코르크마저 말라 비틀어진 이 와인은 프레스티지 메독 2002, 다른 와인과 섞어서 1만 6천 원에 구입. 프로모션 행사중이라 싼맛에 샀더니 와인 따느라 힘들게 한다.
와인을 마시며 음악을 틀고, 통화를 하고, 메신저로 이야기하고, 그 와중에 다 돌아간 빨래 가져다 널고.
한 일주일 넘게 퇴근후의 시간이란게 생긱고 보니 인생을 새로 사는 기분이다.
회사회사회사, 마감마감마감, 이런 생활이 차라리 더 편한가?
고민도 없이, 당장 해내야만 하는 일에 집중할 수밖에 없는 그런 상황이.
하지만 와인과 음악, 그리고 어떤 생각들... 그것들은 확실히 나를 나로서 있게 한다.
음악... 델리스파이스와 장혜진을 넘어서 더 콰이엇까지. (더 콰이엇은 검색이 안되네..)
그러니까 여전히 나는 흔들흔들... 한 발만 더 가면 낭떠러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