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의 그래프, 그 변동폭이 심하다. 이런 날은 몸에서 아니 마음에서 알콜을 원하는 가보다.

가방 가득 책을 짋어진것을 아랑곳하지 않고 편의점에 들러 싸구려 와인을 두 병 샀다.

코르크마저 말라 비틀어진 이 와인은 프레스티지 메독 2002, 다른 와인과 섞어서 1만 6천 원에 구입. 프로모션 행사중이라 싼맛에 샀더니 와인 따느라 힘들게 한다.

와인을 마시며 음악을 틀고, 통화를 하고, 메신저로 이야기하고, 그 와중에 다 돌아간 빨래 가져다 널고.

한 일주일 넘게 퇴근후의 시간이란게 생긱고 보니 인생을 새로 사는 기분이다.

회사회사회사, 마감마감마감, 이런 생활이 차라리 더 편한가?

고민도 없이, 당장 해내야만 하는 일에 집중할 수밖에 없는 그런 상황이.

하지만 와인과 음악, 그리고 어떤 생각들... 그것들은 확실히 나를 나로서 있게 한다.

음악... 델리스파이스와 장혜진을 넘어서 더 콰이엇까지. (더 콰이엇은 검색이 안되네..)

그러니까 여전히 나는 흔들흔들... 한 발만 더 가면 낭떠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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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ainy 2006-02-08 23: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널빤지에서 널빤지로 난 걸었네
천천히 조심스럽게
바로 머리맡에는 별
발 밑엔 바다가 있는 것같이.

난 몰랐네 - 다음 걸음이
내 마지막 걸음이 될는지 -
어떤 이는 경험이라고 말하지만
도무지 불안한 내 걸음걸이.
[E.디킨슨]

저도 가끔 모자라게 술 마신 날, 집에 돌아와 들으며 부르며 하는 곡중에
차우차우와 1994년 어느 늦은밤이 끼어 있다지요.. 조금만 더 흔들리고 쉬게 되길 ^^

프레이야 2006-02-08 23: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와인 마시고 싶어지네요. 요즘 와인바도 많이 생겼죠. 와인에 음악에 빨래널기까지.. 멋지십니다~~ 참, 먹다 남은 복분자주부터 마셔야겠어요.^^ 전 와인도 넘 쓴맛보다 단맛이 나야 좋더라구요^^

이리스 2006-02-09 00: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레이니님 / 아.. 님의 댓글.. 정말 감사합니다. ^^ 저도 조금만 흔들고 쉬고 싶어요. 모자라게 마신날.. 흣.. 그 표현이 쏘옥 마음에 들어와 앉아있네요.
배혜경님 / 제가 좀 멀티에 능한가요? ㅋㅋ 저도 처음 와인 마실땐 무조건 드라이한걸 찾았는데 나중엔 단걸 찾게 되더라구요. 하지만 오늘 마신 녀석은 조금 묵직합니다.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