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적당히 알콜이 들어간 몸으로 차에서 내려 집으로 가려는 길.
나는 내 발이 향하는 곳이 내 집이 아닌, 기억이 담긴 그 곳임을 깨닫고 적잖이 당황했다.
김유신 장군처럼 말의 목을 단칼에 베어버리고 돌아서지는 못했지만
곧 정신을 차리고 내 발을 집을 향해 돌리면서..
잠시, 놀랐다.
몸은 이렇게 기억하는구나. 가식없이..
억지로 기억을 들어내고, 떼어내려 노력한다 해도 그게 가능하지 않겠지만
굳이 그런 노력을 기울이지 않기로 했다.
정직한 내 몸에게 부끄럽지 말아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