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적당히 알콜이 들어간 몸으로 차에서 내려 집으로 가려는 길.

나는 내 발이 향하는 곳이 내 집이 아닌, 기억이 담긴 그 곳임을 깨닫고 적잖이 당황했다.

김유신 장군처럼 말의 목을 단칼에 베어버리고 돌아서지는 못했지만

곧 정신을 차리고 내 발을 집을 향해 돌리면서..

잠시, 놀랐다.

몸은 이렇게 기억하는구나. 가식없이..

억지로 기억을 들어내고, 떼어내려 노력한다 해도 그게 가능하지 않겠지만

굳이 그런 노력을 기울이지 않기로 했다.

정직한 내 몸에게 부끄럽지 말아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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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06-01-27 13: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낡은구두님, 그런 곳이 있다는 사실이 슬프게 느껴져요. 하지만 아름다운 추억으로남길 바래요. 해피설날 보내세요^^

이리스 2006-01-27 14: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배혜경님 / 글쎄요, 슬프다기 보다는 고마워해야죠. 내 기억에게. ^^ 오랜만에 뵈어서 반가워요. 님도 해피 설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