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없이 모니터만 향하던 내 머리통은 잇몸이 부어올라 편두통으로 번지나 싶더니

이제는 외피마저 통증이 느껴져 잠잘때 한 쪽으로 돌아눕기도 힘든 상황이다.

오늘 오후, 간단한 빵과 우유로 허기를 면한뒤 다시 모니터로 향하던 내 시선은

창밖의 은행나무, 황홀하도록 노란 빛의 은행나무에 잠시 걸쳤다.

아, 나는 저걸 못보았구나.

나무는 저렇게 황홀한데 나는 이 엘시디 모니터 화면만 죽어라 본게로구나.

허허, 씁쓸한 웃음이 절로 났다. 보이는 것만 보인다더니 저리도 큰 나무가 내눈엔 안보였던 거다.

그렇지, 그러니 사람을 봐도 그런거다. 남들 눈에는 다 보이는 엄청난 들보 같은 결점도

내눈에는 전혀 안보이는 그런 시기가 있는거다. 혹은 아주 콩알만하게 보이거나.

문제는 그렇게 극단적인 경우라면 언젠가는 현실을 직시하게 될 날이 오고 그럴때는 생각이 변한다는 것.

무엇이든 극단적인 것은 별로다. 조금더 작게 보이는 것, 아주 작은게 안보이는 것.. 그런 정도가 좋겠다.

나는 얼마나 눈뜬 장님처럼 살아온걸까. 지금도 내 눈에는 보이는 것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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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클 2005-11-12 22: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헉, 이 아픈건 정말 괴롭다던데. 미국여행의 후유증이가보네요.

이리스 2005-11-12 22: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켈리님 / 우움.. 그렇군요.
야클님 / 미국은.. 여행이 아니라 출장이었고요, 출장 다녀오자마자 마감에 뒤숭숭한 직장내 회오리바람 등에 과도한 스트레스 덕분에 아픈것 같아요. --;

책속에 책 2005-11-13 10: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바쁘시더라도 허기만 면하지 마시고 맛있는거 드세요..
아플땐 잘 드셔야해요..체력이 국력!! ^^!

이리스 2005-11-13 15: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켈리님 / 그쵸. 이해하기 위해 뭔가를 가져다 붙이는 거죠. 잘 하면 좋지만 잘못하면 엄청 위험한 일. ^^
데이드리머님 / 에궁... 감사합니당.. 훌쩍~ ㅠ.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