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나귀들
배수아 지음 / 자음과모음(이룸) / 2005년 5월
품절


나는 미움의 근원은 슬픔이라고 생각한다. 보통 미움을 느낄 만하다고 생각되는 상황에서 내게 다가오는 것은 미움이 아닌 슬픔이다.

너희들은 슬프면 우선 무엇을 하지? 나는 청소를 한다. 집 안 곳곳을 깨끗하게 치운다. 먼저 물건들을 전부 정리하고 쓸고 닦고 설거지를 말끔하게 해치운 다음 욕실 타일을 닦는다. 나는 청소한다. 언제나 슬플 때마다.
-194쪽

누군가를 증오한다고 하는 것은 사랑한다는 것과 마찬가지로 상대편의 존재 깊숙이 자신을 연관시킴을 의미한다. 사랑은 일종의 자신이 선택한 대상에 대한 강한 긍정인데, 그런 자신이 공들여 선택한 얼굴이 쿤데라의 표현대로 '가계라고 불리는 한 뿌리에 달린 수십 개의 감자 알갱이처럼 비슷비슷하게 생긴 일련의 얼굴들의 집합 속의 한 개체일 뿐' 이었다는 것을 발견하게 됨은 결정적으로 맥 빠지는 일이다. 왜냐하면 사랑은 궁극적으로 개인을 발견하려는 움직임이기 때문이다. 발견이라는 관점에서 증오를 본다면, 그를 증오하지 않는다는 것은 도리어 역으로 증오의 한 표현으로, 그렇게 오해될 소지도 있다. -201~20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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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늘빵 2005-08-25 19: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도 되게 빨리 보신당... 난 일주일에 한권인뎀.

이리스 2005-08-25 19: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출퇴근 시간이 하루에 3시간 정도 걸려요 ㅠ.ㅜ 주로 그 때..
어떤 정보 습득을 위해 읽는 책은 처음부터 끝까지 완독하지 않는 경우도 있답니다.
^^;

마늘빵 2005-08-25 20: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헉 3시간??? 아니 서울에서 강릉으로 가시남요?

이리스 2005-08-25 20: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출퇴근시간을 둘다 합쳐서 3시간이라는 이야기에요.. 하루 6시간이면 출퇴근이 불가능하지욤.. ^^

마늘빵 2005-08-25 22: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하. 그렇군요. 난 또. 저도 낼부터 출근합니다. 애들한테 첫날 무슨 말을 하면 좋을지 고민 중입니다. 왜 나의 중고딩때가 기억이 안나는건지.

이리스 2005-08-25 23: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내일부터 개학인가봐요. 인기 좋으실 듯! 그냥 별 말 안하시고 분위기만 잡으셔도 좋을 듯..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