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물고기 같았다. 물 위로 기세좋게 튀어 올라 사방으로 물을 튀기며 자신의 존재감을 확인하고서야 만족스럽게 다시 물 속으로 들어갔다. 펄떡펄떡 온 몸을 휘어젖히며 육지에서건 물속에서건 강렬하게 자신을 어필해다. 아가미 사이로 보이는 붉은 색 속살처럼 뜨겁고 동시에  미끈한 비늘에 둘러싸인 물고기의 몸처럼 차가웠다. 

자기가 얼마나 매력적인지 알면서도 끊임없이 확인 받고 싶어하는 그는, 자신의 매력을 상대방에게서 인정 받지 못하면 견디기 힘들 정도로 억울해했다. 하지만 정작 본인은 그 억울해 하는 모습과 삐죽 나온 입술이 만들어낸 표정 조차 매력적이라는 사실은 모르는 것 같았다.  

자신을 잡아주기를 바라면서도 미끌거리는 몸으로 유유히 타인의 손아귀에서 빠져나가는 재주를 가진 물고기 같은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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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해한모리군 2009-02-16 11: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뜰채가 필요하군요..

이리스 2009-02-16 13:06   좋아요 0 | URL
네, 그런데 뜰채가 대체 어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