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을러져서인지, 영화제의 영화를 찾아 본 게 언제가 마지막인지 기억도 안난다.
마감의 피로와 개인적인 일로 피곤을 등에 업은 채 무모한 도전으로 심야 영화 티켓을 끊었다. 한번도 잠들지 않고 영화 세편을 다 보았음은 물론이요, 아침까지 먹고 집에 돌아왔다. (체력인지 깡인지 암튼 좋긴 좋다고 깔깔 거렸으나 컨디션이 ㅜㅡ)
아무튼, 이번 유럽영화제 심야 영화에서 본 영화들은 다음과 같다. 세 영화 모두 주인공이 포토그래퍼다.
로스트맨 A Lost Man
프랑스 / 2007 / 97분 / 컬러 / 드라마
감독 : 다니엘 아르비드 Danielle Arbid
주연 : 멜빌 푸포 Melvil Poupaud
*세 영화중 졸음과 사투를 벌이게 만든 영화를 꼽으라면 단연코 로스트 맨. 초반부가 너무 늘어진다. 게다가 남자라면 잠을 자다가도 깨겠지만 여자라면? (-_-) 멜빌 푸포만 아니었다면 보다가 그냥 잠들었을 영화라고 생각.
인사이드 Inside
프랑스 / 2007 / 85분 / 컬러 / 공포, 스릴러
감독 : 쥴리앙 모리 Julien Maury, 알렉상드르 뷔스티요 Alexandre Bustillo
주연 : 베아트리체 달 Beatrice Dalle
*베아트리체 달, 을 이렇게 다시 보니 감회가 새로웠다. 그녀가 아니었다면 이 역할을 대체 누가할 수 있단 말인가! 장담컨데 다른 누군가가 했다면 결코 이 영화의 느낌이 제대로 살아나지 못했을 거라 생각한다. 굉장히 잔인하고 섬뜩한 장면이 많다. 그러나 현실적인 느낌이 덜해 그나마 끝까지 볼 수 있었다.
부산에서도 미드나잇 스페셜로 상영된 바 있다. 금요일 밤, 이 영화를 보다가 뛰쳐 나간 사람 여럿 되더라. 나도 몇몇 장면은 차마 눈 뜨고 볼 수 없어서 눈 감고 봤다. -_-;; 친구가 손으로 눈 가려줬다. ㅠㅜ 눈 감고 소리만 들으니 더 무섭기도 했지만 그래도 안본게 낫다 싶은 장면이었다고 생각한다. (완전 쌩으로 제왕절개 한다, 큰 가위로.. ㅜㅡ)
아모르 포 Amour Fou
독일 / 2006 / 96분 / 컬러 / 에로틱드라마
감독 : 펠리치타스 콘 Felicitas Korn
주연 : 헨리에타 헤인즈 Henriette Heinze
* 세 영화 중에서 가장 좋았던 영화. 온통 피 범벅이었던 인사이드의 붉은 기억을 말끔히 지워준 영화였다. 어린 청춘들의 뜨거운 사랑이야기가 온몸으로 퍼져나가는 그 기분, 가슴 속 깊이 넣어둔, 깊은 잠에 빠져있던 사랑과 이별의 추억이 깨어나는 것 같았다.
에로틱 드라마.. 라는 장르 설명이 말해주듯 야하기도 꽤 야한데 그게 아주 리얼한 야함이라서 별로 거부감이 안드는게 매력이다. 관객들에게 보여주기 위한 베드신은 하나도 없었다. 오로지 두 주인공을 위한 베드신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