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장 선거
오쿠다 히데오 지음, 이영미 옮김 / 은행나무 / 200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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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장 선거’를 보다보니, 요즘 웃찾사를 보는 기분이 들었다. 여기쯤에서 뭔가 나오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 때 정말 나오는 그런 심정. 너무 뻔하다고 할 수 밖에 없는, 바로 그런 것. ‘면장 선거’를 보면서 새삼 생각한다. 형만한 아우는 없는 건가?

그래도 뭐, 재밌기는 재밌다. 이라부의 엉뚱함은 여전하다. 킬링타임용으로 추천하고 싶다. 그것 이상은 좀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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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을 뒤흔드는 소설
이유 - 제120회 나오키상 수상작
미야베 미유키 지음 / 청어람미디어 / 200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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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층 아파트에서 누군가 떨어진다. 그는 왜 떨어진 걸까? 물음표를 쫓다보니 시간 가는 줄 몰랐다. 미야베 미유키라는 이름이 왜 그렇게 대단한가를 뼈저리게 깨달았다.

도대체 ‘이유’는 어떻게 쓸 수 있었을까? 이 치밀함은 도대체 무엇인지. 읽으면서, 또 읽으면서 난 미야베 미유키를 존경할 수밖에 없었다. 이렇게 글을 잘 쓰다니!

추리소설을 보면 쫓고 추적하는 것이 핵심인데 ‘이유’는 다르다. 어둠과 빛도 모두 까발려지면서 하나가 된다. ‘아라카와 일가족 4인 살인사건’으로 시작해서, 그야말로 미친 듯이 이 사회를 폭로하는 것이다. 이 치밀함을 어찌 감당해야 할지. 미야베 미유키에게 정말 반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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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학자
배수아 지음 / 열림원 / 200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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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수아의 소설을 그렇게 좋아하는 편은 아니지만, 그래도 ‘독학자’만큼은 뿌듯하게 읽었다. 시대는 1980년대. 그때는 독재 정권이 있었고 또한 그것에 항의하는 운동권이 있었다. 대학은 정권에 반대하는 것에 앞장섰는데 일부 대학생들은 그것에 동참하지 않았다. 나름대로의 판단 근거를 갖고 그렇게 한 것인데, 팽배해있던 반항분위기는 그것을 비난했고 또한 욕했다.

‘독학자’는 그런 시대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그 속에서 운동권에도 끼지 않고, 반대의 입장에도 끼지 않아서 고난한 대학생의 이야기인 셈인데, 보면서 가슴이 아팠다. 그런 장면을 본 것은 역시 가슴 아픈 일이다. 반대로 당황스럽기도 했다. 일부의 이야기를 전체로 확장시킨 것은 아닌지 하는 의구심도 들었다. 없다고 할 수는 없더라도, 그렇다고 모두 그랬다고 말하기에는 어렵지 않을까. 그래서 ‘독학자’를 뿌듯하게 보면서도 위험하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도 모든 것을 모두 벗어나서 살아가려는 사람의 이야기는, 이상주의자의 그 날개짓은 내 마음을 자극했다. 오랜만에 본 이상주의자. 그 내밀한 속삭임. ‘독학자’라는 책은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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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7-07-29 21: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그렇군요. 저도 배수아를 별로 안 좋아해서 대부분 건너 뛰다시피했는데;;
독학자 저도 기억하겠습니다 :)

오월의시 2007-07-30 23: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기억하셔도 좋을 듯 합니다.^^
 
전갈
김원일 지음 / 실천문학사 / 200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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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뒤에 김치수라는 문학평론가가 쓴 대로 ‘전갈’을 보면서 염상섭의 ‘삼대’를 떠올렸다. 이야기 구조가 딱 그렇게 흘러가고 있다. 너무 비슷하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말이다. 그럼 재미는 어떤가 하면 김원일의 ‘전갈’이 조금 떨어지는 것 같다는 느낌이 들기도.

감옥에서 나온 아들이 다시 범죄의 길에 빠지는데, 그 과정에서 나타나는 아버지, 그 아버지의 사연들… 다소 루즈하게 흐르는 것 같지만 그래도 김원일이 써서 그런지 힘 있게 흘러가고는 있다. 다만, 너무 오래된 한국소설의 한 장면을 마주한 것 같아서 조금은 찝찝하기도 했다. 너무 정형화된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그래도 ‘전갈’의 무지막대한 장점이 있으니 그것은 웅장한 것을 담아냈다는 것이다. 솔직히 요즘 한국소설, 너무 개인플레이한다. 이야기가 너무 ‘개인’에 함몰돼 있다. 일본소설의 영향으로 그런지 모르겠지만, ‘전갈’은 그것을 넘어서도 있다. 그것만큼은 확실한 장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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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물다섯까지 해야 할 스무 가지 1
질 스몰린스키 지음, 이다혜 옮김 / 문학동네 / 200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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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는 무슨 실용적인 책인 줄 알았다.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제작자가 만들기로 했다는 말에 소설이라는 사실을 알았다. 소설의 제목이 ‘스물다섯까지 해야 할 스무 가지’라는 것이 재밌기도 했는데, 내용은 더 괜찮다. 깜찍 발랄하고 상큼한 소설이라고 할까.

서른 네 살의 준이라는 여자는 스물다섯의 여자가 자신 때문에 죽었다고 생각한다. 그러다가 스물다섯의 여자가 살을 빼면서 하려고 했던 리스트를 알게 되고 죄책감에 그것을 대신하게 된다. 그런데 그 리스트라는 것이 재밌다. 낯선 사람에게 키스하기, 다른 사람의 삶 바꾸기, 브래지어 하지 않고 외출하기, 텔레비전에 출연하기, 모르는 사람과 데이트하기 같은 것들이다. 오호! 이거 참.

준이 하나씩 리스트를 처리해 가는데 쉬운 일은 아니다. 어렵기도 하고, 난감하기도 하고.. 그걸 보고 있는 것이 귀엽기도 하고 재밌기도 하다. 그런데 말이다. 그걸 보는 동안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 나에게도 리스트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것이다.

지금 따뜻해진 가슴으로 준을 생각해본다. 준에게 리스트는 삶을 더 잘 살게 해주는 것이었다. 부럽군, 준. 정말 부러워. 아니지. 나도 리스트를 만들어봐야지. 그래서 더 잘 살아야지! 목표를 완수하면서! 소설 보면서 이런 의욕을 느낀 것은 처음인데, 어쨌든 좋다. 이제 리스트를 만들자!

책이 예쁘다. 표지가 정말 특이하다. 그냥 봐서는 평범하다고 생각했는데 표지가 하나 더 있다. 예쁜 표지 뒤에 더 예쁜 표지가 있는 것인데, 아무리 생각해도 선물용으로 제격이다. 표지로나 내용으로나 괜찮은 것 같다. 선물할 때, 부끄러워질 일은 없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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