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더니티의 지층들 - 현대사회론 강의
이진경 엮음 / 그린비 / 200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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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스, 푸코, 들뢰즈-가타리에 기대어 근대성의 지층을 탐사한다. 이 책 읽고나서 할 말은 못 되지만 나도 이제는 변절(?)했는가보다. 가진 체력을 체제의 외부를 창안하는 데 쓸 게 아니라, 창안된 외부 혹은 자라난 외부를 선점하는 데 쓰는 편이, 이념이 요구하는 윤리를 떠나서 그냥 생물학적 차원에서, 그러니까 에너지 효율 면에서 낫지 않겠나 하는 생각만 든다. 하나의 도저한 흐름을 마주했을 때 '저항'은 힘이 많이 들지만, '운용/응용/활용'은 상대적으로 힘이 덜 든다. 벡터는 다르지만 둘다 주체적이고 능동적으로 생을 살아가는 방식이 아닐까.

 

(이런 말 하는 것도 우스운 일이다. 솔직히 지금 내 모습은 저항도 운용도 아닌, 체념적이고도 다소 무뇌스런 순응에 가깝지 않은가. 그럼에도) 요즘에는 자본주의 공리계에 미처 포획되지 못한 야생적이고도 신박한 분야를 매의 눈으로 발굴해서 재빨리 공리계 안으로 탈코드화시키는 사람, 대동강 물도 파는 봉이 김선달 같은 사람, 놀라운 심미안으로 그 어떤 미세한 구멍이라도 재빨리 발견해서 기가 막히게 메꾸는 발명가적 재주가 있는 사람이야말로 실로 대단해 보인다. 그 또한 비범한 창의력과 상상력과 도전정신이 발휘되어야지만 가능한 사업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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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 Alec Baldwin - Paris Can Wait (파리로 가는 길)(한글무자막)(DVD)
Various Artists / Sony Pictures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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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0대 중년 여성의 판타지를 흐뭇하게 충족시켜주는 사랑스런 영화. 프랑스엔 파리만 있는 게 아니란다- 이것을 프렌치 옴므파탈이 다정하게 알려준다. 이런 영화야말로 시리즈로 나왔으면 좋겠다. (남편하고는 국제전화를 통해 주기적으로 안부를 확인하면서) 매회 다양한 국적의 옴므파탈들과 함께 먹고 마시고 사랑하며 세계를 기행하는 영화 시리즈. 얼마나 멋진가. 만약 성공한다면 가히 007시리즈와 양대산맥을 이루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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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돈황제 - 대한민국 스토리DNA 006 ㅣ 대한민국 스토리DNA 6
백시종 지음 / 새움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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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황제>는 1989년 이미 출간이 되었던 책이다. 작가는 실제 국내 모그룹에 입사하여 그곳에서 본 대기업과 권력의 유착, 자본을 가진 이들이 부리는 횡포를 바탕으로 소설을 써 큰 화제를 일으켰다. 하지만 책은 거대한 권력의 외압 앞에서 속수무책으로 사라져버리고 말았다. 바야흐로 갑질의 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에게 다시 한 번 등장한 이 책. <돈황제>는 우리에게 묻는다. '돈황제가 당신을 부른다. 당신이라면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책 소개 글에 혹해서 단숨에 읽었다.

여성동아 뒷부분 쯤에 흔히 나올 법한 재벌 야사라고 해야 하나. 추앙받는 거물의 치부를 구경하는 일은 흥미진진하다. 하지만 찬찬히 들여다 보면 깊은 숲 아닌 인간이 어디 있을까. 들여다 보면 입체적이지 않은 인물이 어디 있을까. 그렇게 한 번 유심히 들여다 보고 싶을 만큼 돈황제가 여러 모로 대단히 비범한 인물인 것만은 이 책만 봐도 분명해 보인다. 시중에 나와있는 고 정주영 명예회장 자서전이랑 셋트로 읽으면 좋을 거 같다. 진실은 대대적으로 말해진 것들과 그렇지 못한 것들 사이 어딘가에 운무처럼 드리워져 있을 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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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은채 - 정은채 [EP]
정은채 / 미러볼뮤직 / 201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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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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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인 이야기 5 - 율리우스 카이사르 (하) ㅣ 로마인 이야기 시리즈 5
시오노 나나미 지음, 김석희 옮김 / 한길사 / 199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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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무엇보다도 나 자신에게 요구하는 것은 내 생각에 충실하게 사는 것이오. 따라서 남들도 자기 생각에 충실하게 사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하오." 키케로에게 보낸 편지에서 카이사르는 이렇게 말하지만, 넓은 배포와 아량과 진정한 관용을 보여준 카이사르는 결국 자기 생각에 충실했던 어리석은 자들에게 암살당하고 만다. 고귀한 정신은 유린당하기 쉽고 그래서 그만큼 귀하고 드문 것인가. 시오노 나나미가 그려낸 카이사르는 니체가 그토록 열정적으로 반복해 얘기했던 강자적 기질, 귀족 정신, 고귀한 정신이 과연 한 인간의 생애에서 구체적으로 어떻게 구현되는 것인지를 생생하게 보여준다. 그녀의 고백에 따르면, 카이사르 전기라고도 할 수 있는 이 책 4~5권을 집필하기 위해 "키케로와 카이사르가 남긴 글과 말을 그야말로 핥듯이" 읽었다고. 한 인간과 그가 주인공이었던 시대에 대한 한 폭의 웅장한 세필화 같은 이 책을 다 읽고 나면 핥듯이 읽는다는 표현은 함부로 쓰는 게 아니구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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