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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인 이야기 5 - 율리우스 카이사르 (하) ㅣ 로마인 이야기 시리즈 5
시오노 나나미 지음, 김석희 옮김 / 한길사 / 1996년 8월
평점 :
"내가 무엇보다도 나 자신에게 요구하는 것은 내 생각에 충실하게 사는 것이오. 따라서 남들도 자기 생각에 충실하게 사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하오." 키케로에게 보낸 편지에서 카이사르는 이렇게 말하지만, 넓은 배포와 아량과 진정한 관용을 보여준 카이사르는 결국 자기 생각에 충실했던 어리석은 자들에게 암살당하고 만다. 고귀한 정신은 유린당하기 쉽고 그래서 그만큼 귀하고 드문 것인가. 시오노 나나미가 그려낸 카이사르는 니체가 그토록 열정적으로 반복해 얘기했던 강자적 기질, 귀족 정신, 고귀한 정신이 과연 한 인간의 생애에서 구체적으로 어떻게 구현되는 것인지를 생생하게 보여준다. 그녀의 고백에 따르면, 카이사르 전기라고도 할 수 있는 이 책 4~5권을 집필하기 위해 "키케로와 카이사르가 남긴 글과 말을 그야말로 핥듯이" 읽었다고. 한 인간과 그가 주인공이었던 시대에 대한 한 폭의 웅장한 세필화 같은 이 책을 다 읽고 나면 핥듯이 읽는다는 표현은 함부로 쓰는 게 아니구나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