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yan McGinley - Dakota(Hair), 2004

 

지난 해 있었던 일 중에서는 보온병에 담아간 조니워커블루를 홀짝여가며 아시아에서 최고로 빠르다는 에버랜드의 초강력 롤러코스터를 만취상태로 연달아 여덟 번이나 탔던 게 자랑. 몹시도 요란하게 술 냄새를 풍기는 바람에 저 여자 아무래도 술처먹은 것 같다고 안전요원한테 신고당하기도 했지만 다행히 탑승이 제지되는 불상사는 없었다. 덕분에 왜 음주운전을 하면 안 되는지 확실히 깨달았다. 롤러코스터가 77도 각도에서 체감속도 시속 200km로 고공낙하하고 있는 상황에서도 미역처럼 휘감기는 머리를 우아하게(?) 쓸어 넘기며 에버랜드 야경이 참으로 눈부시다고 실실 쪼개고 있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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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ldplay - 1집 Parachutes
콜드플레이 (Coldplay) 노래 / 워너뮤직(팔로폰) / 200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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옐로가 이렇게나 아름다운 색깔이었다니. 노래 덕에 발견한 또 하나의 경이. 그래, 우린 모두 옐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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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호선 버터플라이 - Self-Titled Obsession (2010 Remastered Ver.)
3호선 버터플라이 노래 / Beatball(비트볼뮤직) / 2010년 3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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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이런 각질연화제 같은 노래가 다 있나. 허옇게 일어났던 마음의 뒤꿈치가 거짓말처럼 순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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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초상화 속에
그만 실수로 수염을 그려 넣어버렸으므로
할 수 없이 수염을 기르기로 했다.

문지기를 고용하게 되어 버렸으므로
문을 짜 달기로 했다.


2.
일생은 모두가 뒤죽박죽이다
내가 들어갈 묘혈(墓穴) 파기가 끝나면
조금 당겨서라도
죽을 작정이다.

정부가 생기고 나서야 정사를 익히고
수영복을 사고나면 여름이 갑자기 다가온다.
어릴 때부터 늘 이 모양이다.

한데
때로는 슬퍼하고 있는데도 슬픈 일이 생기지 않고
불종을 쳤는데도
화재가 발생하지 않을 때가 있었다.
나는 어떻게 해야할 지 알 수 없게 되었다.

하여 개혁에 대해서 생각할 때도
바지 멜빵만
올렸다 내렸다 하고 있는 것이다. 
                          

                                              -테라야마 슈우시(寺山修司), 나의 이솝 中에서

 

슬프다. 나의 무능이. 용기가 없다는 것. 매사에 언제나 두렵고 자신이 없기 때문에 결정적 판단을 타인에게 위임함으로써 책임을 회피하려 든다는 것. 이것이 바로 나의 가장 큰 무능일 것이다. 사람들은 대체로 잘 살아가는 것 같다. 나름의 뚜렷한 신념과 주관에 따라 옳고 그름을 판단하고 미추를 구분하며 기로에서 어느 하나를 명쾌하게 선택한다. 나는 늘 이도저도 아닌데. 언제나 우물쭈물하면서 겁에 질린 듯이 엉거주춤한 자세로 사이에 있으려고만 하는데. 유보를 위해 유보하고 회피를 위해 회피하며 시간을 벌기 위해 시간을 쓰는 식으로... 욕망은 과하나 용기가 부족하다는 것. 이것이 바로 나의 가장 큰 무능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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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ldplay - 2집 A Rush Of Blood To The Head - [배철수의 음악캠프가 선정한 100대 음반 시리즈 97]
콜드플레이 (Coldplay) 노래 / 워너뮤직(팔로폰) / 2002년 9월
평점 :
품절


차갑고 축축한 회색빛의 노래들. 하지만 처량하지 않고 오히려 담담하다. 어떤, 힘이 느껴진다. 은근하게 나아가는 힘. 이끼 같은 것들이 가진 그런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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