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을 좀 재밌게 찍을 수 없을까. 내가 찍은 사진인데 내가 봐도 재미가 없다. 내가 찍은 사진 내가 안 보면 누가 보나. 알라딘 통계에 따르면 거의 안 본다. 그러니까 나는 반드시 나한테 재밌는 사진을 찍어야 한단 말이다! 그래서 이 책을 읽어보게 되었는데, 결론은, 광각렌즈를 사야겠다는 것이다. 이게 다 광각렌즈가 없어서 벌어진 일이 아닌가 싶다.
봄의 피날레라는 제목의 연주회에 갔었다. 장소가 퇴근 길목이 아니었으면 안 갔을 거다 피곤해서. 그러니까 우연히 간 거였는데, 좋았다. 음악은 특히 아리아는 얼마나 비현실적인지. 현실을 압도하는, 순수하고 고결하고 벅찬 비현실의 시공간에 한 시간 반 동안 있었다 어제. 좋은 음악은 몸이 일에 시큼하게 절여지면 절여질수록 곡진하게 잘 들리는 것 같다.
구리에 게 먹으러 갔는데 왜 구리수산시장 게는 영덕 강구항 게랑 맛이 다를까. 게철이 끝난 것일까. 찌는 방법이 다른 건가. 품종 혹은 산지의 차이인가. 막 잡은 게랑 수족관에 넣어둔 게의 차이인가. 미스터리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