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의 피날레라는 제목의 연주회에 갔었다. 장소가 퇴근 길목이 아니었으면 안 갔을 거다 피곤해서. 그러니까 우연히 간 거였는데, 좋았다. 음악은 특히 아리아는 얼마나 비현실적인지. 현실을 압도하는, 순수하고 고결하고 벅찬 비현실의 시공간에 한 시간 반 동안 있었다 어제. 좋은 음악은 몸이 일에 시큼하게 절여지면 절여질수록 곡진하게 잘 들리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