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복의 기도
-체로키 인디언의 기도문
한 사람의 여행자가
이제 또 우리 곁으로 왔다네.
우리와 함께 지내는 날들 동안
웃음이 가득하기를.
하늘가의 따스한 바람이
그대 집 위로 부드럽게 불어오기를.
위대한 정령이 그대를 찾아오는
모든 이들을 축복하기를.
그대의 모카신이 눈밭 위 여기저기에
행복한 발자국을 남기기를.
그리고 무지개가 항상
그대의 어깨를 어루만져주기를.
얼마 전부터 태동이 느껴진다. 태동은, 아, 내 안에 무언가 꿈틀댈 때의 이 기분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까. 너와 내가 하나로 연결되어 있다는 확신. 이토록 자명한 감각이 주는 확신. 글을 쓰는 지금도 내 몸 안에서는 두 개의 심장이 뛰고 있다. 아기와 내가 하나의 육신에 영혼을 의탁해 사계절을 보내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아직 얼굴 한 번 마주하지 못한 아기에게 진한 사랑의 연대를 느낀다. 세상 그 어느 곳보다도 은밀하고 안전할, 내 어둡고 따뜻한 자궁이 누군가의 온 우주란 사실, 내 안에 작고 여린 미래가, 만개할 하나의 가능성이 자라나고 있다는 사실이 나를 날마다 벅차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