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에서 연차가 오래된 사람들의 얼굴에서 종종 쇼코의 미소를 본다. 서늘하고 단단한 쇼코의 미소. 어떤 미소는 일종의 획득형질이로구나 하는 생각이 들면 존경스럽기도 하고 섧기도 하다. 나는 아직은 이런 미소를 못 짓겠다. 미소를 짓기엔 여전히 화가 가라앉지 않아서일까. 중력에 관한, 혹은 필연적이고도 불가항력적인 몰락에 관한, 아름다운 이야기다. 정말로 아름다운 이야기는 기교가 필요없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