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리, 허드슨강의 기적
체슬리 설렌버거.제프리 재슬로 지음, 신혜연 옮김 / 인간희극 / 2016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일은 어떻게 해야 하는가. 일은 이렇게 해야 한다. 매뉴얼에 따라서, 원칙적으로, 이성적이고 차분하게, 책임감있게, 실수없이. 자기 위치에서 응당 자기가 해야 할 일을 잘 해내야 한다. 일을 좋아하든 말든 일이 적성에 맞든 안 맞든 그런 개인적인 사정과는 상관없이. 솔직히 그런 건 유아적인 개소리다! 개소리하는 거랑 일 잘 하는 것과는 별개의 문제다. (갑자기 왠 열불이냐면 사실은 나도 내 일이 내 적성하고 별로 안 맞는다고 느끼기 때문에 찔려서?) 일이란 건 단지 자아실현이나 생계수단만이 아니라 사회가 정상적으로 굴러가는 데 있어서 내 몫의 실천을 보태는 일이다. 촛불 드는 것 만큼이나 의미가 있는 사회적 참여다. 이런 걸 이 영화가 보여준다.

한편으로 조난 발생시 미국의 대응 시스템을 보면서 상대적으로 우리나라의 처지가 이 방면에 있어서 얼마나 후진적인지 뼈아프게 실감하게 되기도 하고. 어디 그뿐이랴. 개개인의 의식수준하며, 지금 이 나라 꼬락서니 하며... 아, 말을 말자. 내 얼굴에 침뱉기라 무슨 말을 더 할까만은 그럼에도 이 모든 절망과 무력감과 냉소를 접고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소한의 실질적인 행동에는 뭐가 있을까. 자기 몫의 일을 사회적 책임감을 가지고 성실하게 해나가는 것 또한 (결코 미미하지만은 않은) 한 가지 실천이겠지. 그리고 비록 매일의 대부분을 개처럼 살더라도 자기 전 몇 시간이라도 공부하고 반성하고 성찰하고. 이런 게 그저 개인적인 취미만은 아니라고 믿는다. 분개하고 탓하기 전에 나 자신부터 동물화, 먹고사니즘을 벗어나야 한다고 믿는다. 엉뚱한 결론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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