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볼비와 애착이론
제레미 홈즈 지음, 이경숙 옮김 / 학지사 / 2005년 6월
평점 :
절판


불안정 애착유형, 중에서도 특히 회피애착유형에 해당하는 내 안의 어린이를 객관화시켜 이해하고자 <애착장애의 이해와 치료>에 이어서 읽었다. 읽고서 든 생각은, 살아가면서 앞으로 반드시, 어머니의 존재감에 육박하는 심리적 중심축을 어떻게든 내 안에 스스로 마련해야 하겠다는 것이다. 내면세계 안에 보살핌이 필요한 어린아이가 있다면 보살핌을 베풀어줄 어머니도 있을 것 아닌가? 나를 위한 성숙한 어머니 정체성을 스스로 구축해야 할 일이다. 내면의 안전기저를 스스로 만들어 내어야만 비로소 긍정적인 자아상을 갖고 독립적이고 적극적으로 세상을 탐색하는, 바로 내가 간절히 원하는, 그런 인간이 될 수 있을 듯. 안 그러면 외상적 사건에 취약하고, (타인을 거부하면서 또한 동시에 타인을 열렬히 갈구하는 모순된 방식으로 혹은 열렬히 갈구했던 타인을 거부하는 신경증적 방식으로) 타인의존적이고, (세계와의 안정애착이 형성되지 못한 채) 만성적으로 허무감을 느끼는 인간이 될 듯. 새로운 정체성 구축의 한 가지 수단으로 신앙을 가져도 좋겠지만 그것이 노력으로 불가능하다면 신앙에 견줄 만한, 정신의 불안한 표류를 멈출 수 있는, 말뚝으로 삼을 만한 단단한 무언가를 찾아내야 할 것이다. 그걸 과연 어디서 어떻게 찾느냐. 아직은 모른다. 어쩌면 평생토록 그걸 찾아 헤매야 할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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