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급할 때는 조개가 제 껍데기 안으로 얼른 몸을 감추듯이 내 속에 숨어있으면 좋다. 내 속은 언제나 안전하지. 왜냐하면 내 속에 대해서라면 아무도 모르기 때문이다. 내 속에 대해서라면 나밖에 모르기 때문이다. 아니, 나조차도 모르기 때문이다. 이 속에서, 이 검은 비닐봉지 같이 좁고 어둔 속에서 당분간은 절대로 나오지 않을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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