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롱가에 가서야 비로소 온전한 나로서 있을 수 있게 된다. 사회적 지위, 신분, 역할에서 벗어나 잠시나마 고유한 나 자신으로. 이곳에서는 이름, 학력, 직업, 재산, 혼인여부, 자식유무 상관없이 오로지 얼굴과 몸뚱이로만 인식된다. 표정과 육체, 육체의 움직임과 촉감만으로 규정되고 평가된다. 밀롱가에 가서야 비로소 내가 제대로 된 한 마리 생물이 된 거 같은 기분이 든다. 내가 유일하게 나의 생물성을 자각할 수 있는 이 도시의 유일한 망명지 같은 곳이다 여기는 나한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