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길들지 않는다 - 젊음을 죽이는 적들에 대항하는 법
마루야마 겐지 지음, 김난주 옮김 / 바다출판사 / 2014년 10월
평점 :
절판


그 누구에게도 길들여지지 말고 ‘자립한 젊음’을 확보하라는 마루야마 겐지의 독설은 매섭다. 그러나 신자유주의 이데올로기 속에서 사회가 이미 심각하게 야생화(化)되어가는 판국에 야생동물로서의 저력을 발휘하라는 그의 외침은 자칫 시대의 야만적 흐름에 음조를 함께 하는, 그리하여 종국에는 이 시대가 부르는 기이한 노래의 화음을 더욱 풍성하게 수놓는 묘한 선동이 되고 만다. 

가령 그는 자영업을 찬양하며 생을 만끽하기 위해 기꺼이 불안으로 뛰어들라고 말하지만 이런 다그침은 개인사업자가 창업한지 3년을 망하지 않고 살아있을 확률이 고작 4분의 1정도에 불과하다는 오늘날 한국의 절망적 상황을 감안하면 얼마나 무책임하고 속편한(?) 조언인가. 과연 개인의 정신무장만으로 극복될 현실인가. 

사실 길들여짐과 길들지 않음의 경계란 모호한 게 아닐까. 길들지 말라는 경고가 길들임을 부추기는 것이 되기도 하고 길들여지지 않겠다는 선언이 이미 길들여졌다는 반증이 되기도 한다. 대항해야 할 모종의 적이 있고 여기에 길들여질 것인가 말 것인가 하는 이런 문제 설정은 어쩌면 굉장히 단순하고 조야한 것 같기도 하다. 이런 식의 이분법이 갖는 한계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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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eo0320 2021-07-14 12: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길들여진 인간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