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스컴을 통해 소개되는 일반적인 스윙댄스(린디합)의 모습은 기예적인 요소를 특징으로 하는 신나고 경쾌한 복고풍 커플댄스 정도인 것 같다. 항상 그게 아쉽다. 그렇게밖에 비춰지지 못하는 게. 스윙댄스는 단지 기운이 넘치고 신나기만 한 춤이 아니다. 이 춤의 곳곳에는 촌철살인의 유머와 재치가 번뜩이고, 낭만과 에로스가 넘쳐 흐른다. 정신이 달아날 만큼 역동적이지만 느린 템포에서는 더할 나위없이 우아하고 품위있고 서정적인 춤이기도 하다.
스윙댄스야말로 니체적 의미에서 진정한 그리스인들의 춤이자 강자적인 춤이라 할 수 있지 않을까. 이 춤이 온몸으로 표현하는 것은 오로지 자유와 기쁨, 해방과 발산이다. 이 춤 어느 구석에도 한恨이나 원한감정 같은 건 없다. 스윙댄스는 승화시킬 응어리가 아무 것도 없기 때문에 비장미라든가 심오한 정신성 같은 걸 보여주지는 않지만, 역설적이게도 깊이랄 만한 것이 하나도 없다는 바로 그 점이 곧 이 춤의 지극한 건강성을 입증한다고도 할 수 있겠다.
살사가 교미를 위한 필사적인 몸부림 같다면, 스윙댄스는 그 어떤 초자아로부터도 짓눌려본 적 없는 천진무구한 아이들의 유희 같고, 절도와 엄숙함이 느껴지는 탱고는 중력의 영靈에 짓눌려 내면이 비대해진 문명인들의 제의祭儀 같다. 물론, 언젠가 탱고를 배우게 되면 순식간에 표변하여 탱고야말로 인류가 창조해낸 모든 춤의 종착역이라 예찬할 지도 모를 일이므로 이런 인상평은 함부로 내뱉을 것이 못 되기는 하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