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캉 읽기 정신분석과 미학총서 2
숀 호머 지음, 김서영 옮김 / 은행나무 / 2006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도둑맞은 편지>는 편지의 이동 혹은 편지와의 관계(편지는 무의식이라고도 문자라고도 볼 수 있겠죠)에 의해서 주체의 위치가 결정되는 것을 보여 주는 작품이라고 라캉이 말하고 있는데요. (...) 첫 장면의 왕과 두 번째 장면의 경찰의 위치에 대해서만 부연 설명하겠습니다.

첫 번째 장면의 왕과 두 번째 장면의 경찰은 '사실'만을 믿고 아무것도 보지 못하는 위치의 사람들입니다. 상징계에서 편지는 현존과 부재를 반복하지만 이 '리얼리스트들'은 '실재'를 한결같은 방식으로 파악하기에 장관의 벽난로 옆에 있는 구겨진 편지를 보지 못하죠. 왜냐하면 '편지'란 편지로써 있어야 하는데 구겨지고 더럽혀 있는 '편지'는 편지라고 보지 못하는 것이죠. <라캉 읽기>에 '왕과 경찰들은 실재라는 개념에 대해 절대 불변의 확신을 가지고 있어서'(92쪽)라는 문구는 우리가 상상계,상징계,실재계라고 할 때의 그 '실재(계)'로 보면 안 될 것 같습니다."

 

<라캉 읽기>92쪽


"그렇군요... '실재에 대한 확신'을 가진 왕과 경찰들로서는 구겨지고 더럽혀진 편지는 편지답지 않은 편지인 거로군요. 그리고 또 92쪽 하단의 삼각형에서 각 꼭지점들이 (1)실재계 (2)상상계 (3)상징계로 짝지워지면 않는다는 말씀이시로군요... 그럼 (1)의 위치는 어떤 계(?)적인 상태일까요... 그냥 아무 계도 아닌가...-_-;; '실재'랑 '실재계'의 차이라는 것은 상징계 안에서의 리얼함(reality, 상징계 안에서 진짜처럼 느껴지는)과 상징계를 초월한 (Real, 소름끼치는) 리얼함의 차이인가요... 만약 그렇다면 <도둑맞은 편지>에서 실재계적 상황이란, 이 이야기를 읽는 독자(혹은 이야기를 쓰는 소설가)의 위치에 해당하는 것으로 이해해도 될까요...? (갑자기 머릿속이 카오스로......+_+)"

 

"음...‘실재’와 ‘현실’을 구분해서 생각해 보면 좋을 것 같아요. 왕과 경찰은 현실이겠죠. 사실만을 보는 과학이고 눈에 보이는 것만 믿는 마치 머리만 모래 속에 숨으면 안전하다고 생각하는 타조 같은... 이에 반해 라캉이 말하는 실재는 상징화의 한계로서의 실재. 언어 밖에 있고 상징화에 동화되지 않는 상징화 밖에 존재하는 영역, 상징화를 넘어선 알 수 없는 Ding 이겠죠. <라캉 읽기> 92쪽 하단의 삼각형의 실재계에 왕과 경찰이 위치한다고 보지 마시고, 실재는 상징계와의 연관 속에서 사유될 수 밖에 없기 때문에 편지를 중심으로 한 세 가지 질서를 표현한 것으로 이해해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책에선 명확하게 왕과 경찰이 실재계라고 표현하고 있는데, '편지의 순환'을 알지 못하는 자들을 실재계다! 라고 한다면 분명한 숀 호머의 오독인 것 같구요(5장 과도 모순되죠), 순환에서 벗어나 있다는 의미에서 실재계라고 한다는 것도 실재계의 의미를 너무나 벗어난 얘기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아참 그리고 '계’라는 말은 번역의 일관성 혹은 통일성을 위해 만든 걸로 알로 있습니다. 상상적인 것, 상징적인 것, 실재 (어떤 책에서는 상상적, 상징적, 실재적 이렇게 말하더구요) 이렇게 말해야 정확한 걸로 알고 있습니다. 번역의 통일을 위해 상상계, 상징계, 실재계로 하고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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