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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주의 집
김남주 지음 / 그책 / 2010년 10월
평점 :
절판
책을 읽고 나서 위화감을 조성한다느니 가진 자의 삶을 전시한다느니 투덜댈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사실 우리는 바로 그 위화감을 느끼기 위해서 이 책을 집어든 것이니까 말이다. 위장이 고생할 줄 알면서도 매운 음식을 찾는 사람들처럼. 그리고 그걸 또 울면서 먹는 사람들처럼. 차라리 이 책에서는 김남주가 '뭘 샀는지' 보다는 '어떻게 샀는지'를 눈여겨보는 게 낫겠다. 어차피 그녀가 구입한 고가의 물건을 우리도 똑같이 장만할 수는 없는 노릇이니까. 그리고 구태여 그럴 필요도 없으니까. 평소 꾸준한 관심을 기울여 충분한 안목을 쌓은 뒤에 시간과 비용을 아낌없이 투자하여 최적의 물건을 장만하는 수집가형 소비 자세만큼은 배워볼 만하다는 생각이 든다. 이 여배우는 마음에 든 물건을 참으로 끈기와 인내와 정성을 다 바쳐 구입하고 있으며, 그런 자신의 모습에 대해 몹시 긍지를 느끼고 있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