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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상류 주택의 내부 공간과 가구 ㅣ 우리 문화의 뿌리를 찾아서 19
최상헌 지음 / 이화여자대학교출판문화원 / 2006년 6월
평점 :
조선의 상류 주택에서 개인적으로 가장 탐나는, 그래서 언젠가 꼭 흉내내보고 싶은 공간으로 사당과 사랑방을 꼽을 수 있겠다. 조상의 신위를 모시고 제사를 지냈던 사당은, 자기성찰의 시간을 보내거나 명상수행을 하는 내향적 공간으로 혹은 저마다의 신께 기도드리는 영성적 공간으로 방 한 구석에 조그마한 자리를 마련해서 응용해볼 수 있겠다. 책 읽고 글 쓰고 때로는 친구 불러 차나 술 마시며 장기와 바둑을 두기도 했다던, “한 시대의 문화와 사회생활의 척도이자 주인의 교양과 안목, 지식, 가풍과 전통 그리고 재력을 보여주는 곳”이었던 사랑방도 거실에 흉물스런 텔레비전만 치우면 오늘날 얼마든지 복원해볼 수 있을 것 같다. 이 책에는 페이지마다 주택 내부 모습과 갖가지 고가구들 사진이 두루 실려 있는데, 볼수록 참, 곱기도 하다. 어찌나 담백하고 정갈하고 기품이 있는지 요즘 유행이라는 북유럽 인테리어가 다 무어냐 싶다. 고가구야말로 가구 중에 가구로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