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읽기와 삶 읽기 1 - 탈식민지 시대 지식인의, 바로 여기 교실에서
조한혜정 지음 / 또하나의문화 / 199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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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들의 레포트와 토론 내용이 고스란히 실려있는 이 책을 읽어보면, 같은 학교 같은 학번 사이에서도 사고의 깊이와 글의 수준이 현격하게 차이가 나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당연히 그러게 마련이라고 대수롭지 않게 여길 수도 있겠지만, 그 당연함을 생생한 교육 현장 속에서 너무도 적나라하게 확인하게 되니 느끼는 바가 또 다르다. 저마다의 색깔과 밝기로 빛나고 있는 인간들을 보편의 척도에 맞추어 일괄적으로 양성하고 분류하려는 제도적 노력 자체의 과격함에 대한 환기는 둘째 치고, 인간의 사고 능력의 성장이라는 것이 개인의 역사와 교호하면서 얼마나 섬세하고 개별적인 궤도를 그리게 되는 것인지, 인간 지성의 깊이와 폭의 변화 양상은 또 얼마나 무궁하고 역동적일 수 있겠는지 (이 책의 본래 의도와는 그다지 상관이 없는 지점에서) 별 생각이 다 든다. 교육을 업으로 하고 있지 않은 나 같은 사람도 이런 생각을 해보게 될 정도니 교육계에 종사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꼭 한 번 읽어볼 만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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