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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 바흐 : 마태수난곡
Theo Adam 외 노래, 바흐 (J. S. Bach) 작곡, Rudolf Mauersb / Berlin Classics / 2006년 1월
평점 :
품절
마음이 곧 부처라는 말은 바흐를 두고 하는 말인가. 바흐는 한평생 음악으로 신을 섬겼으나 그의 음악은 이미 그가 신의 한 조각이었음을 보여준다. 출근길 버스 안에서 이어폰을 꽂으면 세속적 일상의 불협화음들이 일시에 소거되면서 별안간 초월적 비현실의 차원이 열리는 것만 같다. 차창으로 무구한 햇살들이 깔깔대며 쏟아져 내리고 무심한 표정의 사람들은 버스가 흔들릴 때마다 함께 덜컹이는데, 그래 우린 다들 비밀스런 저마다의 수난의 역사 속에서 애써 떨어지지 않으려는 마지막 잎새처럼 오늘도 이렇게 덜컹이며 살아가고 있구나. 마태수난곡은 세상의 모든 고통 받는 것들에 대해 생각하게 한다. 살아있으므로 시달리는 온 생명들을 신은 또 이렇게 음악으로 위무하고. 햇살이 부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