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밤문화 - 낮과 다른 새로운 밤 서울로의 산책 서울문화예술총서 1
김중식.김명환 지음 / 생각의나무 / 2006년 1월
평점 :
품절


서울의 밤문화라니! 게다가 저자가 김중식 시인이라니! 김중식 시인이 어떤 시인인가. '단 한 번 궤도를 이탈함으로써 두 번 다시 궤도에 진입하지 못할 지라도 캄캄한 하늘에 획을 긋는' 별똥별을 찬미하며 '포기한 자 그래서 이탈한 자가 문득 자유롭다'고 노래했던 시인이 아닌가. 그러나 아쉽게도 이 책은 이탈한 자의 밤문화 회고록이 아니었다.

 

그럼에도 구석구석 킬킬댈 만한 잔재미가 쏠쏠하다. 구한말 기생문화에서부터 시작해 최근에 복원된 청계천의 밤풍경에 이르기까지 서울에서 융성했던 온갖 밤문화를 망라하고 있는 이 책은 비록 서울문화재단에서 발간된 것이기는 하지만 나름 서울시 문화정책에 대한 비판도 과감하게 실려 있는 등 어용서적(?)의 느끼함이 그다지 과하게 느껴지지는 않는다.

 

그래도 어쩐지 책에서는 차마 부끄러워 다 밝히지 못했지만 알고나면 놀라 까무러칠, 도저히 믿어지지 않는 서울의 밤문화가 분명 어딘가에 존재할 것만 같고, 김중식 시인은 야밤에 대밭에 달려가 소리를 지를지언정 공적인 임무의 완수를 포기할 수 없어 일부러 안 쓴 것 같다. 왜냐하면 인간적으로 서울의 밤문화가 이렇게 무난하고 건전할 순 없기 때문이다. 믿을 수 없이 무시무시하고 오금이 저리는 서울의 밤문화 개정증보판을 기대해 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