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네 그림에서 찾은 13개 퍼즐조각
박정자 지음 / 기파랑(기파랑에크리) / 200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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훗날 인상파의 선구로 등극하게 되는 영광과는 상관없이 정작 마네 자신은 끝내 살롱전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한 모양이다. 무려 <풀밭에서의 점심>을 그려놓고 감히 그것을 살롱전에 출품했던 마네의 행동에서 짐작되는 것은 문턱을 밟고 선 인간의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망설임이다. 그리고 그 망설임의 시간들을 먼 발치서 곰곰이 헤아리다 보면, 전형성의 경계를 뛰어넘어 자유를 추구하고자 하는 예술 본연의 욕망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회적으로 인정받고자 하는 욕망 사이에서 괴로워하던 한 평범한 인간의 초상이 뭉근한 아픔으로 전해져 온다. 마네는 자신이 혁명의 깃발을 치켜들고 있는 줄도 모른 채 고독하게 혁명의 길을 걷고 있었던 것이다. 왜인지는 모르겠지만, 무어라 자세히 설명할 수도 없지만, 그럼에도 이렇게 그리는 것이 옳다고 믿었을 마네. ‘확신할 수 없음’ 속에서도 감각이 끊임없이 환기시키는 윤리를 결코 포기하지 않았던 마네. 마네의 진정한 위대성은 거기에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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