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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세의 팡세 - 김승희 자전적 에세이
김승희 지음 / 문학사상사 / 2002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낭만이 과하여 허풍의 조짐이 보이는 글은 촌스러움을 넘어 민망하다. 어떻게 이 책이 22쇄나 찍힐 수 있었을까. 80년대 문학적 감수성이란 것이 전반적으로 이렇게 느끼했던 모양일까. 감수성에 있어서 가히 꽃무늬와 레이스와 분냄새로 점철되어 있는 것만 같은 이 책을 읽다 보면 저자가 결행했다는 두 번의 자살미수조차도 생을 로코코 풍으로 치장하기 위한 연극적 퍼포먼스 같아 쉽게 동정이 가질 않는다. 심술궂은가. 그러나 만약 하루키가 이 책을 읽게 된다면 장담컨대 한 페이지를 채 다 못 읽고 온몸이 오그라들어 영영 펴지지 못할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