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0 제10회 황순원문학상 수상작품집
이승우 외 지음 / 문예중앙 / 2010년 11월
평점 :
절판


사내는 칼을 모은다. 칼로 뭘 어찌 해보려는 게 아니라, 그저 칼이라도 있어야 한숨 돌리고 지낼 수 있는, 그마저도 없으면 도무지 무서워 살 수가 없는 인간이기 때문이다. 소설 <칼>은 심약한 인간의 비극적인 존재 방식에 관한 이야기인가. 그렇다면 작가는 분명 간과하고 있다. 칼을 손에 쥔 사람에게서 비로소 살의가 자라나기 시작한다는 유물론적 가능성을. 누가 알 것인가. 칼이 노예에서 주인으로 전화하는 황금의 열쇠가 될어줄지. 하여 나는 작가가 속히 <칼>의 후속편을 구상하기를 청한다. 후속편은 당연히, 칼이라도 갖고 있지 않으면 불안해 견딜 수가 없는 남자가 우발적으로 누군가를(이 소설에서는 아버지) 죽여버리고 이를 계기로 하여 진정한 악인으로 거듭나는 범죄극이 되어야 할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