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웃사이더 범우사상신서 19
콜린 윌슨 지음 / 범우사 / 1997년 7월
평점 :
품절


역사적 인물과 문학 작품들을 통해서 '아웃사이더'라는 인간 유형을 분석하고 있다. 저자의 아웃사이더 분류 기준은 모호한 면이 있고, 해석하기에 따라 아웃사이더적인 인간은 참으로 광범한 것 같기도 하다. 차라리 아웃사이더는 소수의 열외자도, 선구적인 존재도, 희귀하고 독보적인 어떤 유형도 아니라, 우리 안의 가장 깊숙한 장소에 은거하고 있는 보편적 내부자라 하는 편이 옳겠다. 이 책이 베스트셀러가 될 수 있었던 까닭 역시 그만큼 아웃사이더가 대중적이고 보편적인 존재라는 사실을 반영하고 있는 게 아닐까. 사회에 기입되지 못하고 탈각되어버린 자신의 고유한 잉여분에 매순간 시달리고 있는 대다수의 인간이라면, 누구나 이 책이 말하는 아웃사이더 캐릭터에 공감할 수 있을 것 같다. 

저자의 분석 가운데 인상깊은 대목은 아웃사이더의 말로이다. 저자는 블레이크의 견해를 인용하면서 조화라는 것이 인생의 궁극의 목적이기는 하나, 그보다 중요한 제1의 목적은 어떠한 희생을 무릅쓰고라도 보다 충실한 인생을 보내는 것이라고 말한다. 이 책의 맥락상 '충실하다는 것'은 곧 욕망에 정진하는 일, 즉 삶과의 치열한 투쟁을 의미하는 것이겠다. '조화'는 그 이후의 문제라고 했지만, 그럼에도 저자는 이 책 마지막에서 아웃사이더가 종교적 각성을 통해 궁극적으로 해방에 이르게 된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종교적 각성 이후 해방된 아웃사이더는 더 이상 아웃사이더라고 부를 수도 없을 뿐더러, 어쩌면 인간이 달성할 수 있는 가장 아름다운 문학적, 사회적, 정치적 성취는 화해와 성찰 이전의 격렬한 고투 속에서만 가능한 것인지도 모른다.

 

이 책은 아웃사이더라는 인간 유형을 설명하기 위해 니체, 도스토예프스키, 헤세 등의 작품들을 면밀히 분석하고 있는데, 우선 나는 이들 대문호들의 문학 작품부터 일독해 봐야 할 것 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9)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