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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존주의는 휴머니즘이다
장 폴 사르트르 지음, 박정태 옮김 / 이학사 / 2008년 1월
평점 :
눈물이 날 것 같다고, 서슴없이 쓴다. 그 모든 냉정하고 명철한 비관에도 불구하고 돌아보면 사르트르는 여전히 우리 곁에 있는 것이다. 실존은 본질에 앞선다. 흙먼지를 일으키며 다시 쳐들어오는 장수처럼, 이 명제는 끝내 패배하지 않을 것이다. 그 자체로 시지푸스와도 같은 운동을 계속 할 것이다.
세계의 지평을 인식하고 윤곽을 가늠하기 위한 인간의 모든 노력이 비록 우리 자신의 미소함을, 비루함을, 부자유를, 출구 없음을 처절하게 증명하는 일이 되더라도 이 무용한 탐구는 계속되어야 한다고, 믿는다. 희망 없이 나아가야 한다고, 그것만이 인간으로서의 위엄을 유지하는 일인 동시에 또 가장 인간다운 일이라고, 여전히 믿는다. 실존주의를 과연 한때의 유행이었다고, 사르트르를 철 지난 철학자라고 감히 말할 수 있을까. 아니, 애초에 실존주의를 철학 사조라고 할 수 있을까. 아니다. 실존주의는 그저 인간이 인간으로서 살아가기 위한 기본 준칙이며 행동 강령이다.
쉽게 흥분하고 들썽대는 내 가벼운 천성 덕분에 책을 덮고 마음이 동해 모처럼 책장을 정리했다. 앙드레 지드, 키에르 케고르, 하이데거, 사르트르, 까뮈들을 이곳저곳에서 빼내어 양지바른 곳에 한데 모아두었다. 보기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