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와 연인사이 - No Strings Attached
영화
평점 :
상영종료


사랑에 단단히 빠져 사리판단에 장애를 겪고 있는 일당들(동생과 그의 여친)에게 또 다시 집을 비워주기로 약속하였으나 정작 퇴근하고 나니 불쌍하게도 마땅히 갈 곳이 없고 날은 또 왜 이리 추운지 약속한 시간까지는 어디라도 은신할 곳이 필요한데 그때 문득 영화관에나 가볼까 싶었던 것은 며칠 전에 이 영화를 보고 온 동생이 내게 했던 말이 떠올랐기 때문으로 그러니까 뭐라더라 나한테 들려주고 싶은 대사가 나오더라나 뭐라나. 그래서 구천 원이나 내고 영화관에 들어갔던 것인데 웬걸 절반쯤 보고 나서 그냥 스르륵 기어나와 버렸다. 이 영화의 결말을 나는 영원히 모를 테지만 주인공들의 미래는 전혀 염려할 수준이 아니었고 그래서 별 미련은 없다. 사실

할 수 있는 걸 지켜보는 건 좀 지루한 일이다. 운동을 지켜보거나 1박2일을 지켜보거나 무한도전을 지켜보거나 영화관에 앉아 남의 연애를 지켜보거나 등등. 운동이나 도전이나 여행이나 사랑 같은 것들은 앉아서 가만히 지켜보느니보다는 차라리 직접 뛰어드는 편이 낫지 않을까. 그러니 이왕이면 앞으로는 사람을 쏴죽이거나 신종 전염병에 감염되거나 좀비 떼한테 물어뜯기거나 화산 폭발 지역으로부터 도망치거나 괴물과 사투를 벌이는 영화를 보러 가는 게 좋겠다. 그런 영화에서는 내가 도저히 못하는 일 혹은 내가 당하기는 싫은데 지켜보는 건 재밌을 것 같은 일들이 벌어지니까. 아무튼 동생이 내게 들려주고 싶다던 주인공의 명대사는 결국 듣지 못했다. 그러니까 뭐라더라 사랑은 선택하는 게 아니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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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2-13 10:33   URL
비밀 댓글입니다.

수양 2011-02-13 11:21   좋아요 0 | URL
앗, 근데 영화는 괜찮았어요. 기분이 좋아지는 로맨틱 코미디 영화로 추천이어요. 흠 그러나 이게 과연 영화를 반토막만 보다 나온 자가 할 말인지는...-_-;;;

제가 끝내 직접 듣지 못한, '사랑은 선택하는 게 아니'라는 주인공의 명대사를 곰곰이 씹어보니 그 말은 다시 말해서 사랑 역시 선택을 '할 수 있는 게 아니란 말'이지 않겠어요. 역시 '할 수 없는 것'들은 대리만족을 해야 하는 거였어요.

영화도 괜찮고 대리만족도 해볼 기회였는데 뛰쳐나와버렸다는 거는 결론적으로 말해서 제가 남의 연애에 배가 아팠었다는 얘기가 되는 건가요. 윽 맙소사 ㅎㅎㅎ

2011-02-14 10:0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2-14 18:38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