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st Beloved Shostakovich - Great Composers Series
쇼스타코비치 (Dmitry Shostakovich) 작곡 / 이엠아이(EMI) / 2006년 5월
평점 :
품절


쇼스타코비치를 알게 된 것은 영화 삽입곡으로 유명한 왈츠 2번 때문이었지만, 음반을 들어보니 정작 이 왈츠곡은 쇼스타코비치만의 특색이 그다지 두드러지지는 않은 곡 같다. 작곡가 베스트 시리즈라는 이 음반, 특히 첫 번째 CD를 들을 때마다 느껴지는 것은 한없이 불안하고 신경질적인 정서다. 심지어는 1917년이라는 제목이 붙은 교향곡 12번에서조차 이런 정서가 느껴진다. 영광과 기쁨을 구현하는 음악 속에서도 어찌할 수 없이 드러나는 긴장과 불안을 어찌할 것인가. 광적으로 느껴지기까지 하는 이 기묘한 정서를.     

쇼스타코비치의 음악을 듣고 있으면 날카로운 눈빛을 두리번거리며 어디 전투라도 하러 떠나야 할 것 같은 심정이 된다. 그러나 긴장이 과하면 피곤해지게 마련이다. 그런 면에선 사람을 혹사시키는 음악 같기도 하다. 혁명 당시 구소련의 분위기란 대체로 이런 것이었을까. 씩씩하고 진취적이고 거침없으나 내심으로는 항상 뭔가 의심스럽고 불안하며 그리하여 종내에는 정체를 알 수 없는 피로감마저 몰려오는 이런 기분이 오늘날 그닥 낯설거나 생급스럽지 않게 느껴지는 까닭은 또 왜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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