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상 3집 - The 3rd Cliche [2CD] [재발매]
윤상 노래 / 새한(km culture) / 2009년 7월
평점 :
절판


오랫동안 절판되었다가 작년에 재발매된 음반. 절판 당시 희귀음반이었을 때는 그야말로 부르는 게 값이었는데(내가 직접 그 말도 안 되는 가격을 목도했음) 그때 각혈하며 중고음반 샀던 사람들은 어떻게 되는 거지;; 모르겠지만 아무튼, 이 음반에 들어있는 곡들은 벌써 나온지가 십 년이나 지났지만 요즘 나오는 노래들에 견주어도 하나도 꿀리지 않고 오히려 여전히 세련되게 느껴진다. 흔히 윤상 노래를 두고 얘기할 때 빠지지 않는 ‘도회적 감수성’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내 생각엔 아무래도 특유의 목소리가 큰 몫하고 있는 것 같다.

이 사람 목소리는 확실히 들으면 들을수록 심수봉만큼이나 사람을 후벼 파는 무언가가 있다. 뭐랄까, 마치 시대를 잘못 타고나서 고매한 뜻을 이루지 못한 어느 재야 지식인의 애환이 담긴 목소리 같기도 하고. 애상이 진하게 묻어나지만 그것이 자연스럽게 흘러나오도록 내버려두지 않고 애써 절제하고 추스르려는 목소리다. 의지로 감정을 단속하려는 사람 특유의 고상한 결벽이 느껴진다. 그래서 언뜻 들으면 무심하고 차갑고 건조한 음색이지만 자꾸 들어보고 있으면 정한이 느껴지고 계속해서 들어보고 있으면 이건 뭐 세상 다 산 사람 목소리로구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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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ai 2010-12-21 11: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RSS 구독자입니다. 덕분에 이런 희소식도 접하게 되네요. 감사합니다.

수양 2010-12-21 19: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희소식을 들려드리게 되서 저도 좋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