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주의 비타 악티바 : 개념사 20
홍기빈 지음 / 책세상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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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이 내게는 좋은 입구가 되었다. 베블런, 좀바르트 등등 차근차근 알아가 보고픈 사람들이 많이 생겼다. 특정한 생산양식이나 경제 제도로서의 자본주의가 아니라, 물질적 발생과 그 발생을 둘러싼 총체적인 사회 관계, 그리고 이 모든 현상의 배후에서 그러한 움직임을 운용하고 조정함으로서 사회를 특정한 모양새로 구축해 나가는 권력양식으로서의 자본주의, 헤게모니 정신으로서의 자본주의, 레짐으로서의 자본주의를 살펴보는 공부가 필요할 것 같다. 아니, 필요하다기보다는 재미있을 것 같다. 

나 자신은 그저 해수의 표면을 부유하는 미립자와도 같은 존재이지만, 그리고 그러한 처지에서 오는 무력감과 공포에도 불구하고, 심층의 거대한 해류를 관찰하고 그 흐름을 조망해 보는 일은, 그 자체로 내게는, 다소 이상한 얘기 같기는 하지만, 어떤 면에서는 뭔가 상당히 유미주의적인 탐구활동 같다는 생각이 든다. 현실에서 목도하는 일들에 대해 느끼게 되는 부당함과 무력감, 공포 등등 개인적인 감정과는 별개로, 나는 이 자본주의라는 것을, 정치적인 색채를 배제하고, 마치 생물학자가 경이에 가득차서 탐미적인 시선으로 자연의 생명현상을 탐구하듯이 공부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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