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생크 탈출 - The Shawshank Redemption
영화
평점 :
상영종료


생물학적 수명에 있어서나 사유의 지평에 있어서나 유한성을 자각하는 순간 우리는 이미 감옥을 체험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감옥은 본질적으로는 거대한 슬픔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감옥 안에서 생각보다 많은 일을 저지를(!) 수 있다. 고은 시인은 장장 30권 분량의 대서사시 '만인보'의 첫 구상을 감옥에서 시작했다고 밝힌 바 있다. 

"몇번의 군법회의 검찰심문이나 재판을 위해 상피고인 문익환과 한 소송차에 실려 가면서도 대화가 금지되었다. 이런 사정이므로 감방의 시간은 훨씬 더 주관적이었다. 길고 길었다. 만인보는 그 긴 시간 속에서 태어난 뜻밖의 훨훨 나는 나비떼였다. 그 나비들은 내 기억의 용량을 확대시켰으며 기억의 이면인 상상의 고도도 섶에 불닿듯이 겁없이 높여주기 시작했다."  -고은, 만물 혹은 만인, 창비 148호, p.315 

이 영화 중반부에서 주인공은 감옥 방송실을 무단점거하고 모차르트 오페라를 내보냈다가 2주간 독방 신세를 지고 나온다. 2주간 견딜 만 했느냐는 동료의 물음에 그는 모차르트가 친구가 되어주었다고 말한다. 독방에 있는 내내 (마음 속으로) 모차르트를 들었다는 것이다. "마음속의 그 어떤 건 아무도 빼앗지 못하고 손댈 수도 없지. 자신만의 것이라고." 이 영화는 교훈적이고도 실용적이다. 감옥에서의 삶의 바람직한 표본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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