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코, 사유와 인간 - 푸코의 웃음, 푸코의 신념, 푸코의 역사! 산책자 에쎄 시리즈 4
폴 벤느 지음, 이상길 옮김 / 산책자 / 2009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미학화는 어떤 욕구에 부응하지 않으며(그보다 그것은 욕구를 창출한다), 특정한 목적을 겨냥하지도 않는다. (...) 미학화의 에너지는 설득력 있는 그 어떤 교리에서 나오기보다는, 자유로부터, 자아의 충동으로부터, 신비하고 내밀한 ‘블랙박스’로부터 나온다.” -p.182 

우리가 신뢰하는 모든 절대적인 것들이(심지어는 우리 자신까지도) 계보학적 관점에서는 언제나 임의적이고 우연적이고 돌발적인 탄생 비화를 갖는다는 것. 따라서 우리는 그 어떤 것에도 짓눌릴 필요가 없으며, 반드시 이렇게 살아야 할 당위성도 필연성도 없다는 것. 우리는 우리가 자각하기도 전부터 이미 자유롭다는 것. '미학화'의 에너지는 바로 이 자유로부터 나오는 것이겠다. 아래는 이 책에서 말하고 있는 ‘담론’과 ‘장치’ 개념을 요약한 것. 

담론 
-담론은 테마의 변이형이자 특이성이 갖는 형식이다. 담론은 매번 특이적으로, 자의적으로 변전한다. 변전은 우연적이고, 교차하는 인과성들의 복잡한 연쇄로부터 생겨난다.
-담론은 보이지 않는 부분이며, 생각되지 않은 생각이다. 그것은 너무나도 익숙한 투명성이다. 우리는 어떤 시기의 담론의 경계 안에서만 생각한다. 우리가 안다고 믿는 모든 것은 우리가 모르는 사이에 제한된다. 우리는 그 한계를 보지 않으면, 그런 것이 있다는 사실조차 알지 못한다. (저자는 담론을 투명한 어항에 비유하고 있다.) 
-각 역사적 구성물, 각 학문 분야, 각 실천의 궁극적인 차이인 이 담론은 한 시대 전체에 공통된 사유 스타일이나 시대정신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 그것은 이데올로기도 아니고 하부구조도 아니고 물적 토대도 아니고 세기의 정신도 아니다.
-담론은 매 시대에 사람들이 모든 것을 지각하고 사유하고 그에 작용하는 안경과도 같은 것이다. 그것은 피지배자들이나 지배자들 모두에게 부과된다.
-담론이라는 말은 하나의 층위가 아니라 일종의 추상, 즉 사건이 특이하다는 사실을 지칭한다. 모터의 작동이 그것의 부속들 가운데 하나가 아니듯이, 그것은 모터가 작동한다는 추상적 관념인 것.
-담론은 특이성, 시대의 기이성, 장치의 국지적 색깔을 만들어낸다. 
-담론들은 변증법의 논리에 따라 이어지지 않으며, 훌륭한 이유로 인해 하나에서 다른 하나로 대체되지도 않고, 초월적인 법정에 의해 그들 간에 서로 평가받지도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담론들 사이에는 사실적인 관계만 있고 당위적인 관계는 없다. 그것들은 서로를 대체하며, 그들의 관계는 이방인, 경쟁자의 관계다. 이성이 아니라 바로 전투가 사유의 핵심적인 관계를 이룬다.

장치
-장치란 담론, 제도, 건축적 설비, 규제결정, 법률, 행정조치, 과학적 언표, 철학적, 도덕적 박애주의적 제안을 포함한다. 간단히 말해, 말해진 것과 말해지지 않은 것의 총체. 과학이든 병원이든 성애든 혹은 군대든 어떤 역사적 구성물을 이루는 법령, 기록, 말 또는 실천들. 관념, 사법, 의학, 치안, 병원제도, 가족적 또는 직업적 규범 등등.  
-장치는 담론을 사회 속에 구현한다. 담론은 장치의 작동 속에서 형성된다. 담론은 그 자체로 장치에 내재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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